사제의, 사제에 의한, 사제를 위한 ‘월요사제미술학교’가 2년 만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고 2월 25일~3월 3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제1회 졸업전을 열었다. 첫 졸업생은 정병덕 신부(인천교구 부평4동본당 주임), 윤헌식 신부(춘천교구 포천본당 주임), 도종현 신부(작은형제회) 등 소속이 제각기 다른 사제 3명이다. 이들 사제들은 월요일마다 성경 대신 붓을 집어 들고 내부에 잠재해 있던 예술혼을 불태워왔다.
월요사제미술학교를 구상하고 문을 연 조광호 신부(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는 졸업전을 앞두고 “세 분의 신부님들이 2년 사이에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지닌 프로급 작가가 됐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이어 “월요사제미술학교에 와서야 미술을 처음으로 배운 신부님들에게 미술을 ‘안내하는’ 기쁨은 대학에서 미대생들을 가르치는 것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 전 학원에서 이미 상당 수준의 학습이 된 미대생들과 달리 신부님들은 ‘순수한’ 상태에서 출발해 이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개척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2년 전 월요사제미술학교를 시작할 당시 계획했던 교육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해 아쉬운 감도 있지만 졸업생들의 작품 수준은 기대 이상이어서 “전문 작가인 나도 놀랐다”는 것이 졸업전 출품작들에 대한 조 신부의 평가다. 조 신부는 월요사제미술학교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을 배울 뜻이 있는 신부님들이 있다면 앞으로 학교를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월요사제미술학교 첫 졸업전에는 도종현 신부가 11점, 윤헌식 신부가 10점, 정병덕 신부가 3점을 출품했다.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출한 추상화다. 조 신부도 소품 20여 점을 선보여 전시회의 폭을 넓혔다. 조 신부는 “추상화를 어려워하는 일반 관객들도 있지만 미술은 이해가 아닌 감상의 대상이고 사제가 그린 그림은 신앙만을 표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첫 졸업전에 가장 많은 작품을 출품한 도 신부는 “미술을 전혀 모르던 제 작품이 전시회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고 생각하니 ‘세상에 이런 일이’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얼떨떨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월요사제미술학교는 사제들의 휴일인 월요일을 택해 2년 4학기제로 운영됐고 조 신부가 재능기부는 물론 인천 연수구의 작업실 공간, 미술 재료 등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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