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인도 여당의 모체이자 사상적 기반인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 민족봉사단(Rashtriya Swayamsevak Sangh, 이하 RSS) 총재가 복녀 마더 데레사 수녀(1910∼1997)의 자선활동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의도된 전략”이라고 폄하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족봉사단 모한 바그와트 총재는 2월 23일 인도 라자스탄 주의 고아원을 찾아 “마더 데레사 수녀의 자선활동은 자신이 돌본 이들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봉사를 내세워 개종이 이뤄진다면, 그 봉사활동은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우리는 점점 지지를 얻고 있으며, 곧 국가적 차원에서 마더 데레사 수녀를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는 여당인 인도국민당(National People’s Party) 구자라트 주 부대표 등 여러 정부 관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복녀 마더 데레사 수녀에 의해 설립된 사랑의 선교 수녀회 측은 “바그와트 총재는 마더 데레사 수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대변인 수니타 쿠마르는 “전 세계가 이미 복녀 마더 데레사 수녀의 선행을 알고 있다”며 “바그와트 총재가 왜 이렇게까지 호도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인도그리스도교세계위원회도 인도 북부 나그푸르에 위치한 민족봉사단 본부에서 바그와트 총재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인도그리스도교세계위원회 사잔 조지 의장은 “바그와트 총재가 사과하지 않으면 우리 역시 국가적 차원의 온라인 집회를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잔 조지 의장은 또 바그와트 총재를 의회에서 규탄하도록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요청했다.
힌두교 편향 이미지를 없애려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사태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울러 최근 델리 주 선거에서 압승한 ‘보통사람당’(Common Man’s Party)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주지사는 “마더 데레사 수녀는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라며 “제발 그분을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게시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인도 주교회의는 “터무니없이 부당한 논쟁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인도 주교회의 사무부총장 요셉 친나이얀 신부는 “복녀 마더 데레사 수녀는 결코 숨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개종을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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