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 성서위원회·문화평의회 위원이자 이탈리아 밀라노 세텐트리오날레 신학교 성경주석학 교수인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이 펴낸 「성경의 인물들」은 바로 그런 성경 속 인물들과 친숙해지도록 돕는다.
이 책은 전례력에 따라 대림시기(가해)부터 연중시기(다해)에 이르기까지 주일과 대축일 ‘말씀의 전례’에 등장하는 인물들 200여 명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주일과 축일마다 성경의 한 인물을 연결함으로써 그 인물로 하여금 그날의 주제를 일깨우고 메시지를 채워준다”며 “그날의 영혼을 대표하여 도덕적으로 환기시키는 임무를 담당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성경이라는 바다에 풍덩 빠져 자유롭게 유영하며 성경의 인물을 만나다보면, 독자들은 어느덧 성경 속 인물이 되어 당시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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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인물들」 삽화. ‘예수님께서 사탄을 쓰러뜨리시다’ 마티아 프레트 작.
아울러 인물 관련 성화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물 당 한 컷 이상의 성화가 함께 실려 있다. 언젠가 본 적 있는 성화 속 인물이 누구였는지 궁금증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다.
인간의 여러 군상들을 그림 그리듯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은 성경 인물들을 과거에 발생한 사건 속 인물로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변 인물들을 살펴보며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묵상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자신의 세례명과 관련된 성경 인물을 알아보려는 이들 혹은 세례명을 찾는 예비 신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길잡이가 된다.
시간을 초월해 이해하기 어려웠던 전후 맥락들을 성경과 역사 안에서 찾아 배치함으로써 하느님 말씀에 더욱 가깝게 이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인물들이 편집자에 의해 재배치되면서 우리 앞에 눈부시게 살아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각 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그들이 하느님 말씀의 지평 안에서 녹아들어갔는지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