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시작’, ‘설렘’과 ‘기대’, ‘새로운 만남’이라는 단어들이 생각나는 달이다. 그런 3월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며칠 전 미사 전에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신부님, 오늘 이레네오 기일 2주년입니다.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아! 벌써 2년이 되었구나. 3월에 하늘나라에 가셨었지.’
만물이 소생하고 새로운 만남에 가슴이 설레는 3월에 이레네오 형제님과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이 세상에서는 작별인사였지만, 천국에서는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었으리라.
미사를 봉헌하며 이레네오 형제님을 추억했다. 오랜만에 안부 인사도 전하고 하늘나라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두렵지 않으세요?”
형제님이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시던 날, 나도 함께 갔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는 나의 물음에 형제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 두고 먼저 떠나는 것이 미안하고 마음 아플 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하느님 만날 날을 생각하며 깨끗하게 살아왔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일은 두렵기보다 기쁩니다.”
형제님의 말씀을 들으며 깨끗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느낄 수 있었고, 왜 깨끗하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형제님은 사랑한다는 인사를 남기며 평화롭게 떠나셨다.
나도 마지막에 그렇게 떠날 수 있을까? 두려움 대신 기쁨과 설렘을 가지고 부끄러움 없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끄러움 없이, 깨끗하게 살아야 겠다. 그래서 나의 마지막도 하늘나라에서는 기쁨이 넘치는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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