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에서 내려왔다. 같은 높이, 나란히 앉아 눈을 맞췄다. 일방적인 지시를 담은 연설도, 의례적인 답변도 없었다.
주교들은 어떤 의견이든 허심탄회하게, 누구든 먼저 말할 수 있었다. 교황은 격의 없이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사목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교황과 한국 주교들과의 만남은 꾸밈없고 친근한 이른바 ‘프란치스코 스타일’로 진행됐다. 평소 ‘우디엔자 제네랄레’(Udienza Generale, 공식 알현) 대신 ‘인콘트로’(Incontro, 만남)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여실히 체험할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 교황의 스스럼없는 농담 등에 웃음소리 또한 끊이지 않았던 만남이었다.
2015년 앗 리미나는 3월 9일과 12일 이틀간,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내 교황 개인 서재에서 2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각각 1시간30분 가량 대화가 이어졌다. 1980년 한국 주교단의 앗 리미나가 시작된 이래, 그룹별 만남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 주교들은 공동체적 유대와 형제애를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교구의 틀을 벗어나 한국교회 차원의 사목적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 더욱 의미가 깊었다고 밝혔다.
만남은 대화로 이어지고, 그 대화는 이해와 공감, 일치의 열매를 영글게 했다. 그룹별 앗 리미나 현장 상황을 종합, 재구성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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