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르네상스 시기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쓴 기록물을 훔쳐간 범인이 교황청에 반환의 대가로 10만 유로(약 1억2000만 원)를 요구했다. 범인은 교황청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전직 교황청 직원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3월 8일 서면 브리핑에서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수석사제인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범인으로부터 ‘일정 액수’를 주면 문서를 돌려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도난품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영국 BBC와 ‘텔레그래프’ 등도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미켈란젤로의 도난 기록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증폭됐다. 범인이 소지하고 있는 2건의 기록물 중 하나는 미켈란젤로가 친필로 작성해 서명한 희귀본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발표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미켈란젤로의 기록물은 1997년 교황청 문서고에서 보관 중 사라진 후 문서고 담당 수녀가 도난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교황청은 18년 동안 도난과 관련된 일체의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롬바르디 신부는 3월 8일 발표에서도 그동안 도난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나 문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교황청 문서고에는 미켈란젤로가 남긴 1만 종 이상의 기록물이 보관돼 있다. 이 기록물들은 미켈란젤로가 1546~1564년까지 약 20년 동안 성 베드로 대성당의 수석 건축가로 헌신하면서 대성당의 설계와 도면, 건축계획 등에 대해 적어 놓은 것이다.
르네상스 예술을 꽃피운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성당 천장과 벽에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 걸작을 남긴 화가로 유명하다.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시신을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피에타’ 조각상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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