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셉께 대한 나의 사랑과 신심은 어머니께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늘 ‘예수, 마리아, 요셉’을 찾으셨기 때문이다.
남양 순교지를 성모님께 봉헌해 드리고 성모성지로 가꿔오면서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특별히 성 요셉께 도움을 청했다. 성모님을 위한 일을 하는데 성 요셉만큼 잘 도와주실 분은 없다는 믿음에서였고, 실제로 성 요셉의 도움과 은총을 많이 받았다.
나에게는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성지에 성 요셉을 위한 경당을 지어 바치는 것이다. 성지개발을 하며 10여 년 동안 사려고 했지만 살 수 없었던 땅이 있었다. 그 땅은 성지를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땅이었지만 땅 주인 입장에서는 팔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넓고 하루 종일 해가 드는 양지쪽인데다 아버님과 친척들의 묘가 모셔져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땅 주인의 초등학교 동창부터 중학교 동창, 고등학교 동창까지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여러 차례 땅을 팔라고 부탁했지만 그때마다 팔지 않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러던 중 성지에 15단 묵주기도 길과 외곽도로공사를 하는데 그 땅을 매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1999년 성 요셉 대축일인 3월 19일, 500여 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자리에서 나는 성 요셉께 그 땅을 사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면서 이 부탁을 들어주시면 성지에 성 요셉을 위한 작은 경당을 지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그리고 미사 후에 몇몇 순례자들과 함께 그 땅에 있는 묘지에 기적의 메달과 스카풀라를 파묻으며 다시 한 번 성 요셉께 도와 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땅 주인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다음날 그렇게도 오랜 세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설득해도 팔지 않겠다던 땅을 마침내 사게 되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서약을 드리고 기도를 바치기는 했지만 그렇게 빨리 기도의 응답이 올 줄은 몰랐다. 정말 놀라웠다. 이 일을 통해 성 요셉께서 얼마나 빠르게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지 확실하게 체험한 나는 3월이면 늘 성 요셉 기도수첩을 만들어 순례자들에게 나눠주며 원하는 기도 지향을 구체적으로 적어 성 요셉께 기도드리라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많은 체험담들이 나에게 전해졌다. 취업이 되고 팔리지 않던 땅이 팔리고 아파트를 사게 되고 등등….
성 요셉께 대한 우리의 신뢰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그분은 우리를 잘 도와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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