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맞아 모금했던 저금통과 주님수난성지주일 특별헌금(3월 29일)은 어떻게 쓰일까. 전국 많은 교구는 참회와 회개의 정신으로 신앙을 쇄신하고, 개인과 사회적 죄악에 대해 보속하는 의미로 사순절 자선모금을 실시한다.
예수의 고통과 수난을 묵상, 희생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순절을 통해 자신이 봉헌하는 특별헌금의 사용처와 의미를 알고 사순절 운동에 함께 하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특별헌금의 유래
1977년, 주교회의 인성회(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전신)는 사순절부터 전국적으로 자선모금을 실시하자는 의견을 모아 주교회의에 건의했다. 내용에는 신자 재교육과 사랑과 정의의 실천인 봉사활동도 포함돼 있었다. 주교회의의 허가를 받아 인성회는 사순절 셋째 주 금요일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의 식사를 단식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선사업기금으로 봉헌하기로 결정했다.
인성회 전국교구 대표자회의는 1978년 사순절 운동의 주제를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로 정해 사순절 다섯째 주 금요일을 단식재의 날로 정하고, 주일에 단식을 통한 희생의 몫을 봉헌하기로 했다. 교구들은 이에 따라 사순절 저금통과 주님수난성지주일 특별헌금 등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해왔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대부분 교구들은 사순절 특별헌금을 실시하고, 사회복지회 산하 다양한 사업에 사용한다.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특별헌금을 통해 노인과 노숙인, 장애인, 푸드마켓 등에 사랑을 전달했다. 올해에도 사순절 저금통과 헌금으로 서울 내 263개 가톨릭 사회복지시설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예정이다.
청주·마산·부산교구 또한 교구 내 어려운 이웃과 복지시설 지원금으로, 전주교구는 교정·의료·나환우·장애인 복지 등을 위해 사용한다.
군종교구는 성지주일 헌금과 자선주일 특별헌금을 합쳐 불우병사에게 성금을 전달한다. 매년 성탄까지 교구 내 각 본당에서 불우병사를 추천받고, 선정 후에는 다음해 2월 해당 본당으로 성금을 보낸다.
아동·청소년과 함께
광주대교구는 사순절 저금통과 사랑의 단식재(3월 27일), 주님수난성지주일 2차 헌금을 걷어 사회복지회로 전달,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본당들에게 나눈다. 올해 결식 우려 대상 급식지원사업 승인 본당은 13곳이다.
인천교구와 의정부교구는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한다. 인천교구는 바다의별 장학회 사업과 긴급생계,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의정부교구는 사회복지법인 산하 7개 위원회의 사업비로 사용하는 가운데 대건 카리타스 교복 지원 사업비로 50% 이상 사용할 예정이다.
해외 어려운 이들과 함께
대전교구는 특별헌금을 교구 인성회비로 적립,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긴급구호자금을 마련한다.
해외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손길을 내미는 교구는 또 있다. 제주교구는 2008년부터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를 위해 사순시기 헌금을 사용해왔다. 헌금은 지난 7년간 지하수 개발, 어린이 보호시설 건축, 성당과 사제관 건설, 농경지 정리, 병원 신축 등의 열매를 맺었다. 올해는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 교회에 헌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최근 이곳은 무슬림 과격시위대에 의해 기존 성금으로 지었던 교회와 시설들이 파괴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교구는 관련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 배포해 신자들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정성환 신부(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는 “수난 의미를 기억하고, 나의 생명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사순의 의미”라며 “ 희생과 극기, 나눔이 사회의 어려운 곳에서 열매 맺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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