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성지 십자가의 길 15처
예수의 수난과 죽음은 부활로 연결된다. 이를 재현하고 묵상하는 기도가 바로 십자가의 길 기도다.
전통적으로 십자가의 길 기도는 14처로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15처에서 부활을 묵상하기도 한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의미에서다.
수리산성지 십자가의 길도 마지막 처에 예수 부활상이 서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두 팔을 뻗은 예수상 아래에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 11, 25)라는 복음 구절이 새겨져 있다.
▲ 수리산성지 십자가의 길 15처의 예수부활상.
조원동주교좌성당 제대
부활은 죽음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를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전환시켰다. 이런 신비를 기억하기 위해 여러 성당들이 제대에 십자가 대신 부활 예수상을 세우고 있다.
수원대리구 조원동주교좌성당 제대에도 십자가가 아닌 부활 예수상이 있다. 본당은 1998년 1월 에코드조형미술연구소에 의뢰, 부활 예수상을 중심으로 제대 뒤쪽 벽면을 꾸몄다. 이 예수상 위에는 삼위일체를, 좌우로는 칠성사를 상징하는 유리 모자이크가 펼쳐진다.
▲ 십자가 대신 부활 예수상을 설치한 조원동주교좌성당 제대.
분당성요한성당 벽화
부활 사건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가히 정점이라 말할 수 있다.
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성당의 벽화 ‘구원의 역사’(2001년)는 구원의 역사 안에 정점을 이룬 예수의 부활을 표현하고 있다.
이기봉(가브리엘) 작가가 제작한 ‘구원의 역사’는 성당 1~5층을 잇는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펼쳐진 벽화다.
도예타일로 이뤄진 작품은 아담과 이브의 창조 이야기부터 아브라함, 노아, 이집트 탈출에 이르는 구약성경의 장면과 예수의 탄생, 삶과 죽음을 다룬다. 부활을 표현한 성화는 경사로의 가장 높은 곳에 그려졌다.
▲ 분당성요한성당의 벽화.
양수리성당 테라코타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 17)
성경은 부활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을 토마스의 일화로 보여준다. 용인대리구 양수리성당에는 이 토마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있다.
작품을 제작한 한미(테레사) 작가는 작품을 흙으로 빚어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워내는 테라코타 방식으로 성경의 장면을 표현한다. 작품은 의심어린 토마스의 모습과 그를 인자로이 받아들이는 예수의 표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 예수와 토마스의 표정을 생생히 담아낸 양수리성당 테라코타.
성복동성마리아요셉성당 유리화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야만 부활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도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기 전에 먼저 빈 무덤을 마주했다.
용인대리구 성복동성마리아요셉성당 대성전의 유리화 ‘부활’(2011년)은 부활의 모습을 빈 무덤으로 표현했다. 성당의 유리화는 손승희(소벽 막달레나)씨의 작품이다. 작가는 예수의 탄생-세례-십자가-죽음의 과정을 다룬 명화들을 유리화로 재구성,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표현했다.
▲ 성복동성마리아요셉성당의 유리화.
남양성모성지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15처
“그리스도가 백 번을 부활해도 내가 부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독일 속담이다. 그리스도인은 부활을 보기만하는 구경꾼에 그치지 않고 직접 부활의 삶을 살아야 한다.
남양성모성지의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2007년)은 부활이 우리의 삶으로 이어짐을 묵상하게 해준다.
이 십자가의 길은 이춘만(크리스티나) 작가의 작품으로 모든 처에 마리아가 등장한다. 그리고 15처에 등장하는 마리아는 천상모후의 관을 쓰고 있다. 작품은 예수의 수난을 자신의 고통으로 함께한 마리아가 예수의 부활과 함께 영광을 얻음을 보여주고 있다.
▲ 남양성모성지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15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