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특별한 봉사가 아닙니다. 그저 그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제가 조금 가진 게 있다면 나누고 또 배우면서 함께 살아가는 거죠.”
류근식(요아킴·58·율전동본당)·한경희(크리스티나·56)씨 부부는 교구 사제가 활동하고 있는 아프리카 잠비아 솔웨지교구에 첫 평신도 선교사로 파견됐다. 교구 잠비아 선교지로 평신도 선교사가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비아로 떠나는 선교사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까지 받은 게 너무 많았어요. 크게 아프지도 않았고 밥을 굶거나 하지도 않았죠. 그 자체가 큰 은총이었습니다.”
류씨가 선교사의 삶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이다. 교직에 30년 동안 몸 담아오면서 그의 머리속에는 늘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될까”란 생각이 맴돌았다. 교직 생활 중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가 내린 결론은 남은 생을 선교사로 살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동안 받은 것을 보답하며 살아가고자 했다.
처음엔 류씨 혼자만의 결심이었다. 첫 선교지로 몽골을 생각하던 류씨는 “정상적인 가정이 거의 없는 몽골에서는 부부가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선교”라는 사제의 말에 아내 한씨에게 함께 선교사의 길을 걷길 요청했다. 한씨는 기꺼이 “같이 가자”고 말했다.
선교사 비자 발급이 어려운 탓에 몽골 선교는 6개월에 그쳤다. 하지만 부부의 선교의 길은 다시 이어졌다.
교구 설정 50주년 행사에 참가한 부부는 함께 선교사교육을 받았던 김종용 신부를 통해 잠비아 솔웨지교구 주교를 만났다. 주교의 초청으로 부부는 다시 해외선교를 결심했다.
“그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 사람들을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생활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아요. 그들 안에서 살면 즐겁고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이 많아요.”
부부는 이미 지난해 6개월간 잠비아를 방문, 선교를 준비해 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잠비아 사람들의 교육열이었다.
류씨는 “칠판도 교과서도 제대로 없는 교실에 100여 명의 아이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어린 시절 우리나라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공업학교 기계전공 교사로서 살아온 것이 교육시설 마련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월 29일 잠비아행 비행기에 오른 이들 부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잠비아 현지에서 선교사로서 활동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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