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교구민들에게 절망스러운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가질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 주교는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 격차,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추락한 이들이 겪는 고통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져 있음을 우려했다. 또한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한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기혼자들도 출산을 기피하는 현실과 높은 자살률 통계가 말해주듯 모든 세대에 심각한 절망과 좌절이 걸쳐있다고 봤다. 특히 세월호를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표징’이라 언급했다.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공동 번역, 로마 5,5)’를 주제로 한 부활 담화에서 이 주교는 “거센 두려움의 파도와 절망의 폭풍에서도 부활하신 그리스도만 바라볼 수 있으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는다”고 격려했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상황이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할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와 죽음을 물리치셨고 전능하신 분이심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인용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승전을 기념하는 대축일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쳐진 어깨에 힘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덤 앞에서 울고 있던 마리아 막달레나를 위로하시고, 침통해하며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을 말씀과 성찬을 통해 일깨워주시며, 사도 토마스의 희망도 저버리지 않으시고 나타나신 예수님을 예로 든 이 주교는 “주님께서는 당신께 믿음을 둔 모든 이의 희망을 성취해주신다”며 “우리 모두는 희망으로 구원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 위를 걷던 베드로가 비록 두려움에 사로잡혀 물속으로 빠져들지만 주님께 손을 내밀었던 것과는 달리 가리옷 사람 유다는 죄책감과 절망에 사로잡혀 주님께 손을 내밀지 못해 죽음과 멸망의 길을 걸었음을 이야기했다.
이 주교는 “아무리 거센 두려움의 파도와 절망의 폭풍이 불어 닥쳐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는다”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죽음을 이기신 주님께서 항상 우리 곁에 계시고 그분은 고통과 절망 중에 있는 사람을 홀로 버려두시지 않으신다”며 “죄와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바라보면 우리 모두는 얼굴에 기쁨이 넘치고 부끄러움이 사라질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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