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판관의 의미와 역할, 명칭
판관이란 재판을 집행하는자ㆍ돕는자 및 통치자 등 히브리어의 쇼페팀(Shophetim)에서 나온 희랍어 역으로서 사사(士師)라고도 한다.
이스라엘에 있어서 판관은 (2, 6 - 9 )에 요약되어 있듯이 백성이 적들과 싸울 하느님께 부름을 받아 백성을 구하는 군사적 지도자이며 해방자이고, 전부가 끝나면 그 지파의 우두머리나 백성의 통솔자로서 구출자 또는 구원자의 의미를 가졌다. 따라서 구약의 판관은 재판정에서 판결하는 법관 그 이상의 인물이므로 판관 또는 사사라고하면 히브리어「쇼페팀」의 의미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다.
판관이란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 즉 12판관을 중심하여 쓰여진데서 유래된 명칭이다. 이들 판관들은 전쟁영웅들과 통치자로 구별할 수 있는데 전쟁 영웅들은 판관 오드니엘 에훗 삼갈 드보라 기드온 아비델렉 입다 삼손 등이 여기에 속한다. 통치자들은 기드온 돌라 야이르 입다 입산 엘론 압돈으로서 이들은 왕권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작은 지역을 다스렸다.
오드니엘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다 삼손의 생애는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 이들을 대판관이라고 부르고 나머지는 소판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12판관 이외에(사무엘전서 1~7장)에 나오는 엘리와 사무엘도 판관에 포함되며 사실상 마지막 이 두 사람만이 전 이스라엘을 다스린 판관들이라 할 수 있다.
판관들이 담당한 기능은 여호수아가 시작한 사업을 견고히 하고 완성하는 것이며, 자신들이 노예로서가 아니고 주인으로서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있도록 왕과 예언자의 기능을 함께 수행했다.
특징은 그들의 활동속에 하느님의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야훼의 영에 충만한 이들은 자기백성들을 외적으로부터 구출하여 승리로 인도함으로써 하느님의 큰뜻을 증명하였다. 그들은 종신 집정관으로 활약한 점이 특이하다.
4)주제와 신학사상
①주제:야훼께서는 원수들에게 억눌려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으시고 가엾게 생각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그 판관이 죽으면 그들은 다시 다른 신들을 따르고 그 앞에 절하며 섬겼는데 고하는 짓이 조상들보다도 더 나빴다…(2, 18~19)의 핵심 구절에서 할 수 있듯이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탓으로 멸망을 초래하지만 그 멸망의 일보직전에 하느님께서 판관들을 보내시어 구원해 주신다는 판관들의 공적을 전체 주제로 한다.
②신학사상:예언자들의 특징을 보여주는 판관기의 신학적 목적은 역사를 기록하기 보다 종교적 가르침에 있다. 그 당대 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의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교훈은 하느님의 죄악과 반역을 이제는 더이상 참으실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신 백성의 배신행위를 처벌하신다.
그러나 그 응징은 언제나 완전한 멸망이 아니라 구원하시고자 하는 채찍이다. 이 가르침 속에는 당신 백성으로 남아있으려면 거룩함(聖性)과 충실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일정한 형식과 순서로 짜여진 이 판관기의 신학적 의도는 2장 1절에서 23절까지 뿐만 아니라 전체판관들의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그 도식은
①죄(주로 우상숭배)에 떨어지고
②벌(보통으로 이웃 민족의 침공)을 받고
③회개(보통 그들은 하느님께 부르짖었다로 표현되며 이 속에는 죄의 고백과 하느님께서 손수 개입해달라는 기도가 내포됨)를 하고
④해방(하느님께서 청을 들어주시어 압제자로부터 구해주실 판관을 보내주심)시켜 주신다는것이다.
6~8장의 기브온에 대한 이야기가 전형적 본보기이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가나안인들의 예배를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의 본질에 뿌리가 되는 시나이 계약이 파기되고 그 결과로 그들의 뼈대가 용해되어 가면서 하느님과의 관계는 숱한 기복을 겪는다. 판관기 저자는 조상들이 체험한 그 고난의 유배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신앙의 후손들에게 삶에서 스스로 체득하라고 외친다. 삶은 누가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하며 그 향방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제시해 주셨다. 이제 우리는「당신만이 야훼의 이름을 지니시고 온땅 위에 홀로 높으심을 그들이 알게하소서」(시편83, 17)한 시편 저자처럼 하느님만이 내 생의 주관자이심을 고백해야 하겠다.
<修女ㆍ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대구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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