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명은 성부께로부터 성자께서 받으신 구원의 사명을 전파하는 것이며、그리스도의 공로로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신 은총에 따라 우리는 이에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응답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인류구원사업을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활동으로 전파하는 증거의 사명을띠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으로 필요한 은총과 도움을 주시며 우리들은 이 은총의 결과를 거두도록 가시적인 도구와 조직을 통해 활동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지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백성의 형태로 형성하는 작업을 펴는데、이 작업은 크게 선교활동ㆍ사목활동 사회재건 내지는 사회복음화의 차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선교활동은 그리스도를 알리는 것으로 개개인의 구령을 넘어서서 하느님의 백성을 증원시키고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한국천주교회의 현주소를 선교、즉 증거의 교회라는 차원에서 살펴보면 직장이나 이웃에게 신앙에 대한 문제에서 50.2%만이 자신이 먼저 대화를 꺼낸다고 말해 오늘의 평신도는 소극적인 선교자세를 지니고 있음을 드러냈다. (사목회의「평신도」의안 P58 사회조사 설문 37항 참조)
특히 이 조사 결과 나이가 젊을수록 적극적인 선교자세가 부족한 것은 선교 3세기의 첫발을 내딛는 현시점에서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울대교구 예비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예비자의 절반정도가 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교회를 찾아오고 있다는 것도 주시해야 한다.
둘째、사목활동은 기존신자들의 영성을 성숙시키는 활동으로 신자들의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의 원칙이 일치와 조화를 이루는가、또한 교회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의식하는가를 따져보면 그 교회의 성숙도를 알 수있다.
앞서의 사목회의「평신도」의안을 위한 사회조사에 따르면「신앙생활이 일상생활에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85.2%)고 대부분이 응답、한국교회가 성숙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일상생활의 복음선포활동이 이 비율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늘의 평신도는「개인주의적 의식이 강한 편」(32.2%)「형식주의적 의식이 강한 편」(31.4%)이라고 응답(사회조사설문 17항)、사귐의 신비를 실천에 옮겨 공동체적인 구원관을 확산시키려는 의욕이 낮다는 자기 비판이 일고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이러한 개인주의는 본당차원을 넘어서지 못하며 나아가 교구와 교구간의 협력 및 도시와 지방간의 나눔이 어렵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것도 복음화 3세기의 시작에서 해야할 과제로 생각한다.
셋째、사화의 복음화라는 차원을 생각해보자.
인간과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코자 노력하는 교회는 인간생활의 구성요소인 사회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우리 신자들은「사회문제에 대해 교회가 발언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41.7%)이라고 응답、교회가 사회문제에 도덕적인 윤리를 제시해야 할 의무와 권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있지 않음을 나타냈다. (사회조사 설문 42항참조)
한국천주교회는 해방이후 우리나라가 공산주의의 위험에 어떻게 대항하고 극복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등 교회가 옳다고 생각하는것、하느님 나라 확장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증거하고 실천에 옮겨왔음을 깊이 생각해야 하겠다.
사회복음화를 위한 증거활동은 사회활동의 원리를 선포하고 그 원리를 교육、그리스도의 사회를 재건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한국교회는 원리 선포에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온데 비해 교육활동은 미약했던 것으로 생각돼 앞으로 3백년대 한국교회는 이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에도 주력해야 하겠다.
또한 사회복음화를 위해 교회는 직접적인 사회활동을 통해서도 증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선사업 등 사회복지활동이라는 직접적인 방법과 교육활동 등의 간접적인 방법이 있다.
그런데 앞서의 설문조사 중 우리 평신도들은「교회안에서부터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54.2%)고 생각하고 있어 교회와 증거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할 과제를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제도로서의 교회가 조직적으로 증거해야 한다는데까지는 의식이 도달했으나 개인차원에서는 내식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앞으로 교회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증거를 위해서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살아계셔야 한다는 증거의 대원칙을 재확인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야하며 그래야만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속에 복음이 제대로 증거될수 있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많은 열매를 맺도록 말씀하시지 않고 다만「나를 떠나지 말라」(요한15、4참조)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안에 머물면서 떠나지 않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고 그와 함께 영광을 누리기 위해 그와 함께 고난을 참아야(교회헌장7참조)하며 썩는 밀알이돼야 한다.
한홍순교수「증거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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