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의미를 묵상하는 사순절을 맞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대할수 있는 교리서와 해방신학의 가르침이 예수 수난과 부활을 어떻게 가를치는지 비교、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뜻있는 일로 생각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해방신학은 중남미교회가 60년대 이후 많은 대중의 극심한 가난、빈부의 격차、착취、정치적 억압과 탄압속에서 성찰과 고민하는 가운데 사회현실을 외면하거나 체념하고 내세와 영생에 대한 기대만을 갖고 살것이 아니라 인간의 해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게된 신학이다.
우선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교리서인「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예수의 수난과 부활이 우리 죄와 그 결과에서 우리를 구하고 영생으로 인도했으며 구약의 법을 무효화하고 육체의 죽음까지 정복、인간의 죽음이 사랑의 순간이며 새 생명으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게 하셨으며 외아들을 보내 우리를 구원하시는 성부의 지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가르침은 영생과 내세、또한 하느님의 관점에서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보고 있는데、해방신학은 이러한 가르침을 타당한 것으로 보는 동시에 죄의 사회성을 부각시키고 예수 수난과 부활이 가져온 죄에서의 해방을 인간의 해방、사회ㆍ정치적인 해방과 연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티에레즈신부는 그의 저서「해방신학」에서『죄는 단순히 개인적이고 내적인 실체만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결과를 산출한다고 보고 죄를 억압적인 사회구조와 인간의 착취、지배와 예속、불의、인권침해의 뿌리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 수난과 부활이 가져온 모든 죄악으로부터의 인간구원을 넓은 뜻으로 이해、인간해방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예수께서 고통받으셨는가에 대해「그리스도의 가르침」은 하느님께서 이 방법이 아니어도 방법이 많으셨지만 가장 완전하고 적절한 인류구원은 바로 당신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고 고난을 당하고 죽으심으로써 인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으로 하느님이 생각하셨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원의에 따라 예수는 수난의 고통을 받으시고 죽으셨으며 부활하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방신학은 여기서 더 시야을 넓혀『예수께서 살아계시던 역사적인 상황과 연결、그 사회내에서 존재하던 현실적인 세력과 유관한 사건으로 예수의 수난을 보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방신학자들은 역사적인 예수에 초점을 맞추고 복음서를 통해 예수께서 역사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그 활동과 역사적인 상황이 예수 수난ㆍ부활과 어떤 연관을 가지며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예수와 닮은 생활을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는 그가 살던 당시 사회의 집권층과 여러가지 이유로 자주 충돌하고 그들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셨으며 그것을 민중앞에 보이셨다.
로마식민지 치하에서 이스라엘민족 대표자들로 구성된 산헤드린이라는 최고의회는 대부분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맡고 있었는데、특권을 누리던 이들은 종교심이 부족、 하느님의 권위를 가르치는 예수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또한 지식층 행세를 하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융통성이 없었고 구약법 준수에만 몰두、예수로부터 위선적이라고 비판받았다.
그런데 예수는 항상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민중과 함께 지내며 주린 배를 채워주셨고 병을 고쳐주셨으므로 대중들의 사랑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집권층은 증오와 적대감、나아가 두려움을 느껴 예수를 제거하려고 결심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예수의 말씀과 행동뿐 아니라 기존체제를 응호하려는 집권층의 노력과 반격이 예수 수난과 죽음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빌라도의 법정에서 예수께 과해진 고발내용은 이들이 예수를 사회안정과 질서를 어지럽히고 로마제국에 도전하는 반역자、즉 정치적인 인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로마제국의 식민지 통치를 반대하여 독립운동을 하다가 사람을 죽인 바라바와 예수 중 바라바를 군중들의 압력에 못이겨 내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물론 예수는 민족주의 운동에 가담하지 않았고 한 민족의 통일과 주권회복 운동보다는 보편적인 형제애、마음의 회개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인간사회를 통일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예수는 무기사용이나 폭력의 사용을 극구거부한 철저한 비폭력주의였지만、 세상에 대한 관심을 체념하고 내세에 대한 신앙만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예수는 바로 내세적인 구원만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ㆍ정치적인 해방을 위해서도 죽으시고 부활하셨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순절을 맞아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생각하는 이유는 진정으로 예수를 본받고 훌륭한 제자가 되기 위한데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인 현실속에서 예수를 따르려는 자세로 살려는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역사적 예수의 상황고려강조 해방신학
정통교리 수난 부활은 성부사랑표현
예수 수난ㆍ죽음은 집권층 반발이 큰 원인
◇오경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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