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구분과 주요내용
대 판관들의 사적을 계속 더듬어 보자.
⑤입다:굉장한 장사로 길르앗사람이 창녀에게서 얻은 아들로 냉대를 받다가 비적의 두목이 된다. 고향 길르앗이 암몬족에 의해 위협을 받게되자 길르앗의 원로들에 의해 수령으로 추대되어 적들을 격파하는 영웅이된다(11장). 그는 야훼의 영을 받아 기도하면서『만일 하느님께서 저 암몬군을 제손에 붙여 주신다면 암몬군을 쳐부수고 돌아올때 제집문에서 저를 맞으러 처음 나오는 사람을 야훼께 바쳐올리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결국 승전해서 돌아왔을때 소구를 잡고 춤을추면서 맞아준 첫사람은 자기 외동딸이었다. 그로부터 이스라엘 안에는 하나의 관습이 생겼는데 희생제물이 된 입다의 딸을 생각하고 이스라엘의 처녀들이 해마다 집을 떠나 나흘을 애곡하였다고 전한다. 이 이야기와 함께 판관기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는 판관시대의 야만적인 사회상을 나타냄과 동시에 미숙한 신학적 동기로 나타난다. 하느님께 가장 존귀한 희생제물로 사람을 바침으로써 은혜를 입는다고 생각하였고 그 시대에 인신제사가 실제로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⑥삼손:「단」지파 출신으로 나지르인이었다. 나지르인이란 일정기간 또는 일생동안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으로 소박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고 세가지 서약을 했다. 첫째 술을 멀리하고 둘째 머리칼을 자르지 않았으며 셋째 시체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이들은 특별한 방법으로「자기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사람들의 선행자(先行者)라고 할 수 있는데, 사무엘과 세례자 요한 그리고 바오로 사도가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라 하겠다. 그들의 삶의 형태는 하느님과 결합된 생명의 표지를 보여준다.
삼손은 타잔과 같은 초인적능력을 가져 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적수였던 블레셋인들을 당황케한다. 그러나 여인 데릴라의 꾐에 빠져 초인적 능력을 잃는다고 성서는 전한다. 이 힘의 쇠잔은 머리를 깍아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영을 입은 자가 개인적 욕망에 사로잡힘으로써 야훼의 영이 그에게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을 올바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는 삼손을 통해 주고자하는 교훈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13~16장)이 삼손의 이야기는 많은 단편들이 모아진 것으로 이야기 중에 전설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담은 영웅담이다.
기타 소 판관들 :삼갈(3,31), 톨라와 야이르(10,3~5) 유다지파 베들레헴 사람 입산, 북부 즈블룬 출신 엘론, 에프라 임지파 출신 암돈(12, 8~14)들은 그 활약한 것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다.
제3부:17~21장은 이중 부록을 담고있는 결론 부분이다. 단 지파의 이동과 우상숭배(17~18)와 베냐민 지파를 거슬러 일어난 참혹한 동족상잔(19~20장)이 기술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공통적인 표현은『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어서 사람마다 제 멋대로 하던 시대였다』(17,6:18,1:19,1:21,25)이다. 이 의미는 만약 이스라엘에 하느님의 질서를 세우는 임금이 있었더라면 이와 같은 악폐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무정부상태의 헛점을 지적한다.
Ⅲ, 결론과 함께 본 교훈
이스라엘 민족은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하에 결합된 체제가 아니라 신앙에 의해서 결합된 체제였다. 따라서 이들은『야훼가 우리의 왕이시다』라는 야훼 신앙으로 결속되어 인간적인 조직이나 어떤 정치적 필요에도 불구하고「판관」의 지도나 결정으로 만족했던 것이며 인간 왕을 갖게된 다음에도 이 사상은 변함이 없었다. 이들은 야훼의 길을 떠나면 참된 기쁨도 행복도 얻을 수 없었으며 도덕적으로 부패되고 우상숭배에 빠질때마다 판관들이 파견되도록 하느님께 울부짖어 새로운 길을 제시 받곤하는 속에서, 야훼께 의지하는신앙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진정한 왕은 오직 야훼 한 분 뿐이시며 역사를 손수 주관하시고 자유롭게 사람들을 부르시는 하느님께서 판관들을 파견하여 당신 도구로 삼으셨다. 판관들은 하느님께 순종 할 때만 자기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도 성부의 뜻을 순종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시기까지(필립2,8~9) 종의 모습을 보여 주셨으니(루까12,37) 우리도 어떤 명예나 댓가, 권력을 원하지 않으신 예수님처럼 남을 위한 봉사의 생활로 불림을 받은 교우답게(마르꼬10,43) 판관기를 통해서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도록하자.
<수녀ㆍ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