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개관
1)개요
사무엘 상하에서는 기원전 1025~970 여년까지 족장시대와 판관시대의 체제였던 신정왕국(神政王國)의 형태를 벗어나 각 지파가 예배나 행정에 있어서 한통치자에 의해 다스려지기를 원하며 단일 왕국 형태의 전환기적 시대상을 보게된다.
하느님의 백성이 약속의 땅에 정착하여 이교 백성 가운데서 살면서도 그들의 신앙과 전통을 지켜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채택하는 과정을 사무엘과 사울 그리고 다윗의 생애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첫장은 이스라엘의 마지막 판관에 속하는 사무엘의 출생과 엘리에 관한 기사로부터 시작하여 사무엘이 백성들의 요구에 못이겨 첫 왕인 사울을 도유함을써 이스라엘안에도 왕정체제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사울은 하느님을 배신하여 자기 욕망대로 하다가 배척을 당하고 그뒤를 다윗이 도유되어 계승한다. 다윗은 인간의 취약점을 그대로 가진 선인(善人)이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하느님 앞에 그대로 고백하고 통회할 줄 아는 하느님의 사람이었다.
그가 하느님의 총애를 받으면서 또한 자기의 잘못으로 벌을 받는 가운데 통일왕국의 왕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는 것을 우리는 사무엘하 끝장에서 만나게 된다. 특히 중심기사로 다루고 있는 것은 하느님 왕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그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다윗왕조의 정통성과 그왕국이 영속하리라는 기사이다.
(사무엘 하7)
다윗왕국은 구원의 역사에 있어서 구약과 신약을 잇는 역사적 매듭으로서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마태오복음 1장 1절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라고 하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이 시대의 역사를 통하여 우리로 하여금 보다 위대한 왕이 어떻게 오시는지와 그 구원의 성취를 어떻게 준비하도록 하셨는지 살피게 해준다.
이렇게 사무엘서에서는 비록 하느님나라의 외적형식은 변화하지만 그 본질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전체 백성의 대변자인 지도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 하고있다.
2) 시대적 배경과 문학적특징
①시대적 배경:느슨한 부족동맹체제에서 새로운 왕정 체제로 바뀌는데는 시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고고학적으로 철기시대에 접어든 이 시기는 비옥한 반달지대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이스라엘 민족과 불레셋족과의 대결이 격화되면서 블레셋족은 철로 만든 신무기를 사용하여「가나안」을 장악하고 새로운 문화양식을 독점하다시피하여 이스라엘과 같은 약소 민족을 마음대로 억눌렀다(사무엘상13, 19~22). 어느 시대나 흔히 볼수 있는 강대국들의 횡포가 이 시대에서도 나타난다. 그들이 이스라엘의 경제정치 사회생활에 관여하여 목을 조르고 있는한 이스라엘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할수 없었다.
한편 이때 이스라엘의 주변 민족들인 모압족과 에돔족은 독립군주체제하에 왕을 두었고 그 왕은 백성을 지킬 상비군을 조직하여 나라안에 법과 질서와 정의가 실현되도록 보살폈던 것이다. 따라서 판관시대가 끝날즈음「에벤에젤」전투 이후(사무엘상4) 블레셋 수비대가 이스라엘의 중앙 구릉지대 전역에 주둔하여 괴롭혀 왔으므로 이스라엘은 이 난관을 극복할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볼 때 자신들을 지도해 줄 강력한 왕을 바란 것은 대단히 자연스런 기대였다고 본다.
②문학적 특징:그런데 어느시대나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격변기에는 보이지 않는 암투와 혼란이 야기되기 마련인데 이스라엘도 예외는 아니었다.
변화를 지지하는 신진세력과 반대하는 전통 보수세력 사이의 갈등이 상반되어 나타난다. 전동 보수파에서는 이스라엘의 왕은 하느님 한 분 뿐이시며 야훼께서 모든 위기때 마다 직접 진두지위하심을 주장하는 반면 왕정옹립파는 하느님께서 백성에게도 위기에 대처할 능력을 주셨다고 주장하면서 인근 민족들이 가진 조직적인 강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절충주의가 채택된다. 즉 하느님을 신뢰할 뿐아니라 동시에 인간에게 주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이 둘을 조화시킴으로써 해결점을 찾으려했다.
이상으로 찬반의 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세 인물(사무엘 사울 다윗)의 상호관계를 통해 왕정도입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다윗 왕조의 영원한 존속, 즉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메시아 왕국의 기초가 세워진다. 다윗의 자손인 예수님과 예수님이 선포한 하느님의 나라가 오늘날의 교회를 통해 어떻게 실현되어 가는지를 원하시고 계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여기서도 읽게 될 것이다.
<수녀ㆍ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대구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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