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대학에서는 교양과목으로서의「철학개론」첫시간에「사랑」에 관해 언급하는 이도 있다. 철학의 원어인 philosophia의 어의 (語義)를 밝히기 위하여「사랑」을 세가지로 풀이하는 것이다.
첫째는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사랑、예컨대 자아실현을 위한 이상추구와 같은 이데아에 대한 사랑、이를「에로스」라고 한다.
둘째는 서로 서로 사이에 오가는 사랑、이를테면 동기간의 형제애라든가 우애、또는 동포애라든가 인류애 같은것으로 이를「필리아」라고한다.
셋째는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사랑、비컨대 하느님이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신(神)이 인간이 되는 경우와 같은 희생적 사랑、이를「아가페」라고한다.
이정도로 세 가지 사랑들을 알기쉽게 도식적(圖式的)으로 설명하여 줄뿐 그 사랑들의 관계라든가 더구나 그런 사랑들의 근원이라 할 사랑 자체에 관해서는 더 논급을 하지 못 하는 것이 보통이다. 실상「사랑의 본연의 본질은 우리의 파악 능력으로부터 벗어나 우리가 아무리해도 결코 완전히는 규명할수 없는 감추인 신비」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철학에 있어서 실존에 관한 주체적인 체험을 존중한 키에르케고르는 이 「인생행로의 제단계」를 논하여 심미적단계、윤리적단계와 종교적단계를 말하였는데、이를「실존」의 바탕인「삶」의 핵심인「사랑」의 차원에서 본다면 바로 이것이「에로스」와「필리아」와「아가페」에 해당하는「사랑의 세 단계」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심상태 신부님이 번역한 Johannes Lotz의「사랑의 세 단계」란 책은 사뭇 주목할만한 역서라고 보아진다.
원자저는 서론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은、인간이 지닌 모든 에너지들을 움직이고 이들을 활성화시키거나 마비시키는 기본적인 힘이요、…사랑이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거나 개개 인간에게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부여하는 기본능력이다…. 사랑은 귀중한 은총이며 동시에 고귀한 예술이다. …그러기에 각 인간은 결국 자신의 사랑의 크기만큼 위대하거나 또는 미소하게 평가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기 사랑의 척도에 따라서、즉 사랑 안에서의 자신의 승리혹은 실패에 따라 심판받게 될 것이다』고.
그러므로「옮긴이의 말」과 같이『여기서는 인간의 기본 능력이자 결정적 운명이되는 사랑이 세단계로 나누어 파악된다.
즉、사랑이「감각-본능적 사랑」으로서의 에로스와「정신-인격적 사랑」으로서의 필리아、그리고「신적-은총적 사랑」으로서의 아가페로 구별되며 이들의 고유성(固有性)이 각각 서술되고 그 연관성 역시 깊이 있게 밝혀진다』
이처럼 제1부에서는「내용의 전개」로서 세장으로 나누어「에로스」와「필리아」와「아가페」가 각각 자상하게 분석적으로 논하여지고 제2부에 가서는「위대한 사상가들의 통찰」로서、제1장「플라톤의 향여에서의 에로스」제2장「플라톤에 따른 에로스와 필리아」제3장에서는「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의 필리아」가 다루어지고、그리고 제4장에 가서는「아우구스띠노스에게서의 우정」이 논급되어 있다.
「사랑」을 아는 자는 복되어라. 그리고 사랑을 하는이는 더욱 복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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