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상 8~15장은 사무엘과 사울을 중심으로 왕정도입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다.
그때까지 이스라엘은 부족연맹으로서 계약의 궤가 서로를 결속시켜주는 유일한 요소였다. 한 민족이 살아남으려면 일치단결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듯이 그들도 이웃 특하 블레셋족으로부터 시시각각으로 위협을 밥으면서 열강들이 가지고 있는 왕정체제를 넘나보지 않을 수없었다. 이제 그들은 자기들을 다스려줄 왕을 세워달라고 하느님의 사람 사무엘에게 요청하자 그는 이스라엘의 왕은 유일하신 야훼 한분 뿐이시며 여훼의 뜻을 저버리는 배신행위는 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이렇게「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이스라엘이 가진 공한 성격을 파괴할 위험이 있는 왕정을 반대하지만 백성들은 끈질기게 왕을 요구한다. 이에 마지 못해 허락해 주시는 야훼의 뜻을 따라 베냐민지판인 키스의 아들 사울을 길갈에서 기름을 발라 첫 왕으로 세운다. (8~9)
첫왕으로 도유된 사울은 이스라엘을 소집하여 암몬족을 쳐부수고 백성들 앞에서 즉위식을 갖는다(9~10). 이에 사무엘은 온 회중에게 출애굽 사건에서부터 있었던 야훼의 온 업적을 상기시키면서 허수아비에 지나지않는 바알 우상숭배에 결코 빠지지 말고 살아계신 하는님과 맞은 계약에 충실할 것을 신신당부하고 물러난다(11~12).
그런데 블레셋족의 위협이 가중해지자 사울은 야훼의 뜻을 저버리고 제사를 바친다. 이에 사무엘의 사울의 행위를 크게 나무라면서 하느님께서 사울왕을 버리실 것이라고 예고한다 (13).
사울은 처음 왕위에 도유될 때의 겸손한 태도와는 달리 아말렉족과의 젠쟁에서 야훼의 뜻을 거스린다. 그는 정치적 야심과 함께 욕심으로 가득차 전리품을 탐냈던 것이다. 『야훼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따르는 것보다 친교제를 바치는 것을 더 기뻐하실 것 같소? 순종하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고 그분의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염소의 기름보다 더 낫소』(15, 22)라고 사무엘의 질책한다. 그리고 그는 사울왕의 일을 보고야훼께서 후회하신 일을 생각하면서 통곡한다. (14~15)
이 단락에서 주목할 것은 첫임금 사울은 탁월한 군사적 지도력을 가졌으나 그의 인간적 성향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직분을 감당할수 없는 취약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인간은 창조주 하느님 안에서 자신의 피조성을 적나라하게 인장하고 그분의 뜻에 순정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는것과 야훼만이 이스라엘의 참왕이시라는 교훈이 담겨있다.
③상16~31장은「베틀레헴」의 젊은 목동 다윗이 등장하면서 침울하고 의심많은 사울이 다윗을 질투하여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부터 사울의 생활은 일종의 재앙처럼 묘사된다. 사울은 이미 야훼께 배척받은 자로서(13) 점차적으로 정신력이 쇠약해져간다. 이때 이새의 막내아들 다윗이 야훼께 뽑힘을 받아 사무엘에게서 비밀리에 도유되면서 사울을 위로하는 궁정악사로 발탁되어 점점 부상되어 나타난다. 다윗은 도유되는 그날부터 야훼의 영이 줄곧 그를 떠나지 않았다고 성서의 전승은 전한다(16).
다윗이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을 돌팔매로 쳐 이기고 백성들의 신망을 얻고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는 특별한 우정관계까지 맺는다. 이에 반해 야훼께 저버림을 받은 사울은 백성들이 다윗에게 하는 칭찬에 열화 같은 질투를 느깐다(17~18).
따라서 사울은 갖가지의 방법으로 다윗을 제거하려하지만 아내 미갈(사울의딸)과 요나단의 도움으로 사울의 손으로부터 탈출하여(19~20)적국인 블레셋땅에서 망명생활을 해야했다(21: 27). 이때 다윗이 사울을 두번이나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성별하여 세우신 왕을 존경하여 살려준다.
이 일화속에서(24: 26)다윗의 현자다운 인품이 돋보여지고 있으며『야훼께서는 누구든지 참되게 살기만 하면 그대로 갚아주시는 분이십니다』라는 사울과의 대화속에서 다윗의 야훼께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사울은 블레셋과의 길보아 싸움에서 사무엘의 예언처럼 끝내 자결하고 그의 아들 요나단과 다른 두 아들도 모두 전사함으로써(31)이제 다윗을 중시으로 사무엘下가 전개될 것이다.
젊은 다윗이 구원의 역사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우리는 하느님의 사람을 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윗은 마치 젊은 연인들처럼 스스럼없이 전능하신 분과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겸손과 돋보이는 인품속에서 어떻게 하느님께 신뢰하고 순종해야 하는지를 엿보게 해 준다. 「인간의 지성이 전능하신 신의 영역까지 침범할수 있다」는듯한 오늘의 세대에 다윗의 하느님께 대한 태도는 현대인들에게 큰 경고이자 위안이기도하다.
<修女ㆍ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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