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이야기이다. 여학생은 침울하고 수심에 찬 우울한 얼굴표정을 하고있었다.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고 친구들이 항상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것처럼 느끼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도 주위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다. 항상 불안하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며 창피감만 생기고 집중이 잘안되며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한 후 상기 증상들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였다. 잠을 잘때는 누가 내목을 조여 죽일려고 한다며 잠자기가 무섭다고 눈물을 흘렸다. 칼끝을 보면 두렵고 자신이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다. 중학교때까지는 적극적이고 모든 일에 자신만만하게 살았으며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면서 명랑하게 살았다고 하였다. 그러나 고등하교에 진학하면서 점차 주위 동료들이 나를 멀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명랑한 척하면서 공부를 열심히하는 것으로 버텨나갔는데 주위 동료들이 월경 또는 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나를 멀리하는 느낌을 받았으며 본인 자신도 그런 이야기들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하였다. 이 여학생은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외에는 처음으로 이야기한다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들려주었다. 학생이 어렸을때는 시골에서 올라온 삼촌、사촌오빠 할머니하고 같이 살았는데 한집안에 많은 식구들이 같이 사는 대식구들이었고 아버지가 큰 아들이었기 때문에 제사날에는 친척들이 많이 모였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으나 7세때쯤 삼촌아저씨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애무한 경험을 가지게 되었고、그후에도 삼촌아저씨로부터 몇번의 같은 경험을 당한 상처가 있다고 하면서 흐느껴 울었다.
그 당시 삼촌아저씨의 나이는 청소년기였다고한다.
지금은 삼촌아저씨는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 하였다. 가끔 그 삼촌아저씨를 만나게 되지만 무엇인가 어색하다고 하였다. 중학교때까지는 그 같은 상처의 경험을 잊고 살았으나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상처의 경험이 의식되기 시작하였고 그 기억이 자신을 계속해서 괴롭혀 왔다고 하였다.
이같은 괴로움을 어머니한테 상의했을 때 너의 행실이 나빠서 그랬다는 식으로 오히려 나무라는 어머니의 태도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억울해하였다. 여자의 경우、어린나이에 이 같은 성적인 경험의 상처를 드물지 않게 진료실에서 필자는 듣는다. 옛말에「男女七歲不同席」이란 말이있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로서 선인(先人)들의 가르침을 음미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 청소년기의 삼촌아저씨의 충동적 행위와 어린아이의 상처는 부모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모는 특히 여자아이들 키울때는 우발적인 사고의 노출을 엄두에 두어야한다. 친척 또는 형제라 하더라도 사춘기 또는 미숙한 사람들에 의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처는 그 개인만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노출되지 않을 뿐이다. 이 상처는 그 개인의 일생을 좌우하는 것으로 신경증 또는 정신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여학생에 있어 더욱 충격적인 상처는 어머니의 딸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의 태도가 이 여학생으로 하여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못된 여자로 낙인이 찍히는 마음의 상처를 입어 죽음을 생각케했다. 집안에 남녀아이들만 남겨놓는 일이라든지 어린아이라 하여 같은 방에 여러 친척을 같이 재우는 일이라든지 하는일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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