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 세라 자매님. 무슨 고민 있으세요? 얼굴이 안 좋아 보이네요.
세라 : 고민은 아닌데…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갑자기 신학교에 가겠다고 하는데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땡 : 일단은 축하하고 응원해 주셔야죠.
세라 : 그렇긴 한데요… 너무 힘든 길을 가는 걸까봐 걱정도 돼요. 주땡 신부님, 신학교에 가서 신부님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동생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은데 아는 게 너무 없네요.
주땡 : 일단 7년 동안 신학, 철학 등을 공부하고 수련을 거치면서 두 가지 ‘직’(職)과 ‘품’(品)을 받아야만 사제가 될 수 있어요. 교회 안에서 정식으로 독서를 할 수 있는 독서직과 미사 때 사제를 도울 수 있는 시종직, 그리고 부제품과 사제품을 받아야 하죠.
민이 : 어휴, 듣기만 해도 쉽지 않은 과정일 것 같네요. 하지만 초대 공동체부터 이어져오는 사제의 직무를 맡다니… 무척 영광스럽기도 할 것 같아요.
주땡 : 역시 민이 형제님, 잘 알고 계시네요. 교계제도에 속한 모두는 초대교회 공동체에 그 근원을 두고 있지요.
세라 : 교계제도요? 그건 교회의 법 같은 건가요?
주땡 : 교계제도는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이끌고, 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뜻해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 열 두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 주교를 도와 각 본당에서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제까지, 교회가 커지면서 그 속의 하느님 백성들을 더 잘 이끌기 위해 다양한 직무들이 생겨났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민이 : 그럼 교계제도는 신부님과 같은 성직자만 의미하는 건가요?
주땡 : 교계제도는 주교, 사제, 부제라는 성직 신분과 다른 한편으로 수도자, 일반 신자, 예비신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랍니다.
세라 : 부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알고 싶어요.
주땡 : 부제도 초대 공동체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직무예요. 예루살렘의 초대 공동체 시대 사도들이 많은 자선 활동 등으로 일에 과중함을 느꼈고, 이에 ‘식탁 봉사를 할’ 7명의 남자들을 임명하고 축성한 것이 부제의 시작이죠.
민이 : 음, 그럼 부제는 사제가 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주땡 : 한때는 부제직이 그저 사제직으로 가는 과정 정도로만 인식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아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외국에서는 평생 부제로 살아가며 사제를 돕는 종신 부제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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