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성모님 은총과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재소자들을 찾아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서울 교정사목위 신부님들과 직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박춘자(마리아·70·서울 압구정1동본당)씨는 서울 교정사목위 12대 위원장 김정수 신부(살레시오수도회) 권유로 서울구치소 최고수와 만나게 되면서 20년 동안 교정시설 봉사 인연을 맺고 있다.
처음 사형수들을 만났을 때 박씨는 그들의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두렵기도 했지만, 만남이 반복되면서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사형수들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진심을 다해서 기도해요. 사형수들로부터 그들의 기도생활을 전해들을 때마다 제 신앙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과연 이 사람들보다 내가 나은 점은 무엇인가’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박씨는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오전에 서울구치소 최고수들과 만난다. 새벽부터 밥과 음식을 준비하는 박씨는 기쁜 마음으로 재소자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전해왔다. 그런 박씨에게도 몇몇 가슴 아픈 기억들이 생생했다.
“28살이었던 사형수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다음날 사형집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약 4개월 동안 미사 중에 그를 기억하면서 겨우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세례 받았지만 심장마비로 감옥에서 세상을 떠난 재소자도 늘 마음에 걸립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하고 미사 중에 이들을 봉헌하고 있어요.”
박씨는 20년 동안 봉사한 원동력이란 곧 하느님 은총 덕분이라고 막힘없이 대답했다.
“제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에요.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 해주시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씨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재소자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재소자들은 마치 아들 같아요. 저더러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부르는데 그들에게서 더 이상 악의를 찾아볼 수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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