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에 즈음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4월 4~5일 안산시 초지동 합동분향소에서 서울 광화문 광장까지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였다. 도보행진에는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온전한 선체 인양,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의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시민들도 함께했다.
도보행진에 앞서 2일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주변의 오열 속에 삭발식을 열었다.
5일 오후 5시 경 최종 목적지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도보행진단은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앞세웠고 자식들의 영정을 든 부모들이 상복 차림으로 뒤따랐다.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광화문광장에 미리 나와 도보행진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다 유가족들이 광장으로 진입하자 박수와 함성으로 맞이했다. 삭발을 한 처연한 모습의 유가족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에 소속된 유족과 시민 4000여 명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자리잡고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사회로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촛불 문화제에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정치권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유경근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바로 이곳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견디고 있다”며 “아직 세월호 안에 9명의 실종자가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알아야 하고 세월호 참사를 금전 배상 문제로 왜곡하지 말라”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는 발언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살아 있는 이들에게 역사의식을 일깨웠고 유가족들이 우리 시대의 스승이 됐다”고 전했다. 함 신부는 이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은 조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인 해양수산부를 거꾸로 조사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어 폐기시켜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은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아 유가족 대표단과 면담하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시행령안에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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