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의 모든 것 주님 찬미하는 것
피는 일도 지는 일도 주님 찬미하는 것
해를 받아 잎새를 내는 일도
비를 받아 줄기를 내는 일도
그분의 손길 마주하며 눈길 바라보며
피는 일도 지는 일도 주님 찬미하는 것
작년 제8회 수원교구 창작 성가제 음반인 ‘생명’음반 중에서 ‘꽃의 노래’라는 곡의 일부분이다. 요즘 길을 걸으면 바람에 살랑거리는 꽃과 나뭇잎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수 없이 많은 차들이 길가에 있는 꽃들에게 바람을 일으키며 어딘가 각자 바삐 지나간다. 오늘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지막 종착지는 수원 화서동 연습실, 곧 있을 미사와 공연 연습을 위해 나는 또 길을 재촉한다. 연습시간에도 화음을 맞추느라 저마다 무거운 눈꺼풀을 치켜세우며 힘겹고도 진지하게 연습을 이어나갔다.
연습을 마치고 늦은 시간 탈고를 위해 책상 앞에 앉아서 문득 꽃의 노래를 읊어 본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나는 정말 주님을 찬미하고 온 것인가? 노래 부르는 기교를 익히고 온 것인가?” 꽃들의 찬미는 아름다우리만치 단순하다. 모든 일을 제쳐놓고 예수님 발치에 앉은 마리아처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안다. 그에 비해 자칭 ‘찬양사도’라 일컫는 나는 하느님을 찬양한다는 명목 아래 필요 없는 것들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만 같다. 찬양이 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슬퍼지기까지 한다.
부활은 왔지만, 다시 부활하길 희망한다. 찬양도 삶도 단순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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