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시절 마음에 새긴 ‘내 생의 미래는 오늘이다’는 말을 40년 넘게 좌우명으로 삼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미재(체칠리아·65)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 교수가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4월 24일~5월 28일 청주 한국공예관에서 회고전을 연다.
이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 한국문화센터에서는 3월 11일~4월 18일 ‘변혁의 축제 - 전통에서 디지털까지’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언론에서 저를 ‘섬유예술가’라고 흔히들 부르는데 작품 재료에 명주실, 직물 등을 활용할 뿐 섬유예술이라는 장르 구분은 이미 1980년대에 유럽에서 사라졌고 저는 1970년대부터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브뤼셀과 청주에서 동시에 전시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청주에서 전시가 시작되는 4월 24일은 꼭 40년 전 주한 독일문화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던 날이고 전시 기간 35일은 청주대 재직 기간인 35년을 뜻한다”며 “브뤼셀의 한국문화센터는 유럽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상징성을 지닌 곳으로 뜻하지 않게 청주시의 제안으로 양국 동시 전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달여 간 이어진 브뤼셀 한국문화센터 전시는 유럽 주재 외교관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정년퇴임을 기념해 책이나 논문을 남길까도 고민했다는 그는 “퇴임을 자축하고 후학들에게 학구열과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회고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청주 한국공예관 전시는 아카이브 기획전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20대 시절부터 최근 2000년대까지 제작한 작품은 물론 40년 전 전시 포스터와 작품 제작 도구 등 한 예술가의 역사를 보여주는 물품도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집안을 정리하다가 나온 오래 된 작업복들을 별 생각 없이 버려 이번 회고전에 내 놓지 못하게 된 것이 한스럽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섬유판화’라는 장르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판화, 목판화 등 기존 판화 종류와 비교해도 섬유판화는 섬세함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섬유를 소재로 한 예술가로서 자랑스럽게 가슴에 간직하는 작품으로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의 제대보를 꼽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1983년 장익 주교님(당시 신부)이 반드시 국내산 아마사로 제대보를 만들라고 요청해 어렵사리 재료를 구해 작품을 제작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4월 중에는 제 작품 세계를 정리한 200쪽에 달하는 작품 도록도 발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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