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목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감사’예요. 봉사자나 후원자들을 보면 사실 여유가 있어서 오시는 분들은 아니거든요. 다 자신의 삶을 쪼개서 오시는 분들이죠.”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백옥대로1832번길 56에 위치한 ‘요한의 집’(원장 김영숙 수녀)은 뇌병변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다. 50명 거주인 중 다섯 명만이 언어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 혼자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애인도 여덟 명에 불과하다. 숨 쉬는 것조차 기계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이곳 어디에서 ‘감사’를 찾을 수 있을까?
“장애인들도 분명히 의사표현을 해요. 눈 깜박임을 통해서나 목소리 톤을 이용하기도 하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지만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알게 돼요.”
요한의 집 원장 김영숙 수녀를 따라서 요한의 집 곳곳을 돌아봤다. 가만히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아이도 있었고, 있는 힘껏 안으며 인사를 나누는 아이도 있었다. 가래로 인해 숨쉬기도 힘든 아이 곁에서 김 수녀는 ‘이 아이가 수영대회에서 1등 한 아이’라며 소개해줬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때를 떠올린 아이가 신이 나 눈웃음을 짓는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봉사한 분들이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봉사를 그만두고 싶은데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그만두질 못한대요. 그래서 저희 보고 그만 나와 달라고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시는데 그 분들이 나와서 아이들과 눈을 마주쳐 주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죠.”
수는 많지 않지만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요리 솜씨를 한껏 발휘하기도 하고, 비눗방울 공연을 선보이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얼굴에 행복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김 수녀는 봉사의 선물은 ‘행복’이라 말한다. 그리고 봉사에는 ‘사랑’ 그 외에는 어떤 것도 필요치 않다고 강조한다.
“장애인들에게 다가갈 때 특별히 어떤 말이나 특별한 봉사가 필요하진 않아요. 내가 정말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그런 것이 느껴진다면 서로 간의 벽은 다 무너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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