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이하 교회 통계) 분석결과는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독려해온 신앙생활 쇄신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켜 준다.
2014년도 교회 통계를 살펴보면, 신자 수는 다소 증가했지만 성사 생활과 단체 활동, 신앙 교육 등의 비율은 여전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교회 주일 미사와 고해성사(판공성사 포함) 참여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이에 관해 주교회의는 “주일 미사 참례 신자들이 줄고 고해성사를 기피하는 신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며 “날로 늘어만 가는 냉담 교우 문제 역시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 신자 현황
10년간 신자 수는 소폭 늘었지만
고령화 추세… 여성 비율 높아
총인구 대비 한국 천주교회 신자 비율은 2004년부터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2009년 이후로는 10%대를 유지해왔다.
2014년 12월 31일 현재 한국 천주교회 신자 수는 556만971명으로, 총인구의 10.6%를 차지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2.2%(11만7975명) 증가한 비율이다. 교구별로 가장 높은 신자 증가율을 보인 곳은 의정부교구(3.9%)였다. 이어 대전이 3.2%, 수원이 2.7%, 인천과 제주가 각각 2.6%였다.
한국교회 신자의 절반이 넘는 56.1%는 수도권 교구 내에 모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구별로는 전체 신자의 26.8%가 서울대교구 소속이었고, 이어 수원교구(15.3%), 인천교구(8.8%), 대구대교구(8.7%), 부산교구(8.0%), 광주대교구(6.3%), 대전교구(5.5%)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번 통계에서도 한국교회 고령화가 한국 사회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대별 주민등록인구 통계와 신자 통계를 비교한 결과, 19세 이전까지는 주민등록인구의 점유율이 앞서고 20대부터는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40대 중반 이후로는 신자 비율이 확연히 앞선다. 8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에서 60~64세 주민등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14.1%로 가장 높았다.
신자들의 연령대별 비율 분포를 살펴보면, 50~54세 신자 비율이 전 신자의 9.8%로 가장 높았다. 반면 19세 이하의 신자는 전년도보다 3.6% 감소했고, 65세 이상은 5.2% 증가했다. 남녀 신자 규모는 25세 이상부터 여성이 더 많고, 80세 이상에서는 여성 신자 비율이 74.3%로 드러났다.
■ 성사 사목 현황
우선교황 방한 효과, 영세자 수 반등세로
판공성사율은 2010년부터 하강곡선
전체 영세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5.0% 증가했다. 2010부터 2013년까지 한국교회 영세자 수는 계속 감소해왔다.
특히 2013년에는 전년 대비 10.0%의 감소율을 보인 바 있다. 주교회의 산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렇게 영세자 수가 반등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영향을 준 덕분”이라고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남성 영세자 수는 6.2%, 여성 영세자 수는 3.6% 증가했다. 영세자 연령대 분포는 군종교구의 영향으로, 20대 초반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많은 89.5%를 차지했다. 이는 남성 전체 영세자의 37.9%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구별로는 안동교구가 35.4%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그러나 2014년도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전년 대비 0.7% 감소했고, 고해성사자 수는 전년 대비 2.3% 줄어들었다. 10년 전인 2004년부터 비교해볼 때, 주일미사 참례율은 2006년, 2009년, 2010년에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판공성사 참여율도 2010년부터 내리막 곡선을 그린다. 특히 견진성사 수는 -11.0%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첫영성체 참여자도 6.0%, 병자성사도 2.4% 줄었다.
2013년에 비해 주일학교 참여 학생 비율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참여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실태를 보이고 있다.
교회혼의 증감 그래프도 등락을 거듭해왔다. 2014년 교회혼 비율은 1.8%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 23.1%가, 2013년 6.2%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이다. 2014년 성사혼과 관면혼의 비율은 37.6% 대 62.4%였다.
■ 성직·수도자 현황
교구 소속 새 사제 비율, 10년새 크게 줄어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인 신부는 1.9% 늘었고, 외국인 신부는 4.7% 줄어들었다. 또 교구 신부는 3.3%, 수도회 신부는 1.6% 증가했지만, 선교회 신부는 11.6% 감소했다.
2014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소속 신부 수는 107명으로 전체 교구 신부의 2.6%에 해당한다. 이는 2003년 5.2%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사제를 지망하는 전국 신학생 총 수도 1435명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또 신학교 신입생 수는 전년 대비 5.9% 떨어졌다.
교구 소속 신부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44세 연령의 신부들이 17.1%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 신부들은 전년 10.1%에서 10.9%로 늘어 교회 내 고령화가 성직자 분포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당 사목 신부 비율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특수사목과 해외선교 비율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구 신부 가운데 본당사목을 하는 신부 수는 2134명으로 전체 신부의 52.2%였다. 이어 특수사목 24.4%, 교포사목 4.1%, 해외선교 2.2% 등으로 조사됐다. 원로 사목자는 전체의 7.1% 비율을 보였다.
한국교회에서는 총 168개 수도회, 1만1734명의 수도자들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 현황에서는 수련자 숫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도 교회 통계에 따르면 남성 수련자 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16.3% 감소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조사된 남성 수련자 수 중 가장 적은 인원이다. 여성 수련자도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해 무려 34.5%의 감소율을 드러냈다.
재속회 종신서원자는 2004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09년부터 증가해왔다. 특히 2010년에는 40.0%, 2012년에는 55.2%의 큰 증가폭을 보였으나, 2014년에는 다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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