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와 교구민은 남아있는 선체 인양을 통해 실종자를 모두 찾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함께 기도하며 십자가의 길을 갈 것입니다.”
15일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합동 추모미사’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주교는 “고통 받는 이들 앞에 결코 중립은 없다”고 한 교황의 말을 상기시키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형제들, 친구들을 가슴에 묻었지만, 참사의 이유와 과정, 진실은 결코 묻혀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합동 추모미사’에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 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 전임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비롯해 교구 사제단과 50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해 야외음악당을 발 디딜 틈 없이 채웠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강론에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부정부패와 안전 불감증, 그리고 물질만능주의가 빚은 총체적 인재(人災)였다”면서 “참사 이후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좌표를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이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 생명과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식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인사, 추모공연, 교구 사제단의 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사제단은 성명서에서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나도록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정부’를 규탄하고, ▲특별법 시행령 폐지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특별법안의 적극 수용 ▲세월호 선체 인양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을 모독하는 비윤리적 행위 중단 ▲철저한 진상규명과 현실적인 국가재난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추모 미사에 참석한 이들은 십자가를 앞세우고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 순으로 화랑유원지에서 정부합동분향소까지 ‘추모 촛불 행렬’을 하는 것으로 이날 추모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인 16일에도 교구 내 각 본당에서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수원대리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에서는 죽음을 추모하는 미사곡 ‘레퀴엠’이 울려 퍼졌다.
교구 ‘공동선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의 미사곡은 주성렬(미카엘) 지휘 성바오로합창단 외 30여 명의 연합합창단원과 코리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연주됐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최재철 신부는 “작년 4월 16일부터 시계가 멈춘 듯 어떤 진상규명 하나 없이 그대로인 지금은 또다른 참상”이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그들을 잊지 말고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구현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성남대리구 곤지암본당(주임 이광휘 신부)에서도 같은 날 추모미사가 봉헌돼 2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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