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기온이 40도가 넘는 더운 날씨와 열악한 음식 사정에도 불구하고,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열정을 가지고 솔선수범해 건축과정을 이끌어주신 임마누엘 형제님과 신부님들의 노력으로 사제관과 성당은 이제 그 아름다운 외형을 갖추게 됐습니다.
새로 지어지는 사제관과 성당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이유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루어냈기 때문입니다.
철자재와 내장재는 한국에서 컨테이너를 통해 들여왔지만, 건물의 벽을 구성하는 벽돌들은 모두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건축 기획 단계에서 새 성전의 건축방법을 고심한 끝에, 돌과 모래를 구하기 힘든 이곳의 사정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벽돌’을 찍어내는 기계를 남아공으로부터 들여왔었습니다. ‘하이브리드 벽돌’은 높은 압력을 이용해 모래와 흙 그리고 시멘트의 배합을 단단하게 압축시킨 벽돌입니다. 덕분에 시멘트 비율을 줄일 수 있어서 건축 비용 절감의 효과를 가져왔고, 남수단의 붉은 흙을 벽돌에 배합할 수 있어서 천연의 색깔이 그대로 살아있는 아름다운 벽돌 건물이 지어지게 됐습니다.
표 신부님은 벽돌 생산과 일꾼들 관리 등 공사의 전반적인 준비와 지원을 담당해 주셨고, 정 신부님은 본당의 사목과 공소방문을 도맡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강그리알, 쉐벳 청년들을 중심으로 일꾼그룹이 만들어져서 공사일을 도왔습니다. 헬레나 자매님은 살림을 도맡아 주시며 힘든 일에 지친 신부님들과 건축봉사자분들을 위해 매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각자의 일을 묵묵히 해내며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준 덕분에 어마어마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선으로 조종되는 ‘드론’이라는 소형 헬리콥터로 쉐벳 상공에서 찍은 쉐벳본당 정경입니다. 가운데에 보이는 건물이 예전의 성당이고, 왼쪽에 있는 건물은 사제관,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새로 건축되고 있는 성당입니다. 지난 부활 미사 때에는 2000여 명의 사람들로 성당이 가득 찼다고 합니다.
성당의 종탑이 완성되면 커다란 종을 구해서 달 예정입니다. 높은 종탑으로부터 아침마다 쉐벳에 울려 퍼질 성당 종소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설렙니다.
쉐벳에는 요즘 군인들의 주도로 총기 수거가 진행 중입니다. 군인들이 돌아다니다가 총을 메고 다니는 목동들을 발견하면 강제로 총을 빼앗아 수거해 간다고 합니다. 총기로 인한 싸움과 사고가 빈번한 곳이기에 총기를 수거해가려는 정부의 노력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요구에 불응해 군인들을 죽이거나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내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이곳 사람들의 마음 속에 아직도 잔불처럼 남아 있는 폭력과 증오에 대한 기억이 이런 사건들로 인해 자꾸만 되살아나는 것 같아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화해와 평화가 간절히 요구되는 이곳에 새로 지어지는 성당이 희망의 표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쉐벳성당이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는 그날, 사람들 마음 속에서도 폭력과 증오가 사라지고 사랑과 용서가 채워지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 공사 중인 쉐벳성당 전경. 가운데 보이는 것이 예전 성당, 새 성당(오른쪽)과 사제관(왼쪽)이 한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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