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는 창설자를 따라 고유의 영성으로 교회 가르침을 실현한다. 교구 내 수도회들은 어떤 영성을 따라 살아가고 있을까.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교구 내 수도회 창설자들의 영성을 알아보는 ‘영성의 뿌리’를 연재한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널리 사랑받는 성인이다. 성인의 영성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다. 특히 예수의 인성(人性)은 중요한 영성적 관심사였다. 그의 영성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은 바로 ‘가난’이다. 성인은 세속화되고 종교적 관심에서 멀어져 갔던 당시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의 가난’을 삶으로 보여줬다.
성인의 가난은 단순히 물질적 가난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내적인 가난도 포함한다. 가난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의 결과로 여긴 성인은 그리스도와 제자들의 삶의 방식대로 소유없이 살았고, 모든 것을 내어놓는 하느님의 가난을 따르고자 했다.
그의 자발적인 가난은 하느님이 주신 모든 것을 하느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돌려드리는 자유의지의 봉헌이었다.
성인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며 그들 안에서 가난하고 나그네였던 그리스도를 발견했다. 그렇기에 가난 안에서 기뻐할 것을 강조했다.
성인은 모든 인간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한 가족을 이루는 형제·자매로 여겼다. 나아가 모든 동물과 식물, 자연현상에 이르는 우주를 사랑하고자 했다.
성인은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신비를 관상하는 탁월한 신비가이기도 했다. 환시나 황홀경, 심령적인 교감과 같은 비일상적인 신비가 아닌, 구체적인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하느님의 신비를 발견하고 관상했다. 온 우주를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는 표지로 여긴 성인에게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성인이 창설한 수도회는 ‘작은형제회’로, 이후 활동 형태의 차이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꼰벤뚜알프란치스코수도회’와 ‘카푸친작은형제회’로 나뉘었다. 교구에는 수원 세류동본당의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031-222-0090)와 양평의 ‘꼰벤뚜알프란치스코수도회’(031-771-6133)가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