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가난한 이, 더 풍요로운 삶을 찾는 이주민, 실업자도 모든 인간 존재와 마찬가지로 생명과 인간 존엄성, 적정한 수입을 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 700명의 이주민을 태우고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던 배가 4월 18일 밤 지중해에서 침몰해 최소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이 비극적 사고를 접한 지 몇 시간 후인 4월 19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며 수천 명의 신자들에게 “잠시 침묵을 지키고 희생자와 생존자를 위해 나와 함께 ‘아베 마리아’를 읊조리자”고 말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보고에 의하면 사고 발생 하루 뒤인 4월 19일 저녁까지 생존자는 28명에 불과하다. 발견된 시신도 24구밖에 되지 않는다.
교황은 “희생자들은 우리와 똑같은 남자와 여자이고 우리의 형제자매들로서 굶주리고 핍박받고 상처받고 착취당하며 살다 행복을 찾아 낯선 곳으로 향했다”며 국제기구에 더 이상의 이주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단호하고 신속한 예방책을 요구했다.
교황은 참사 소식을 접하기 바로 전날인 4월 18일에는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만나 안전성이 떨어지는 고기잡이배를 이용해 북아프리카에서 유럽 국가로 이주하려는 이들에 대한 지원과 사고 시 구조 대책에 대해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고통스런 일이고 일자리가 없으면 인간 존엄성과 미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 후 세계적으로 만연된 배금주의와 세속화 경향을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불행히도 이윤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적 경제 구조 하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가 대두됐을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과거보다 더 심각하고 비인간적”이라며 “우리는 현대판 노예제에 반대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하는 무역업자들을 법정에 세우고 그들의 수익을 피해자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사업에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황은 인신매매와 착취에 노출된 이주민들을 보호할 임시거처 제공에 세계 각 나라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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