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황님이 방한했을 때 교황님과 영적 일치를 뜨겁게 느끼고 대림시기부터 교황님 강론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읽기에는 강론 내용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신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우리말 번역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본어 통번역사로 일하는 정진영(프란치스카·45·수원교구 죽전본당)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매일 아침 교황청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봉헌하는 미사 강론을 우리말로 번역한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직업상 해외출장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교황 매일미사 강론을 번역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교황청 라디오 방송국과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올라오는 교황 강론 하루치 영어 원고를 번역하려면 평균 네댓 시간이 걸린다. 생업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루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론 번역에 생업 이상의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셈이다.
정씨가 교황 강론을 번역하기 시작한 것은 올 1월 26일부터다. 영어 원문의 문장부호까지 그대로 따를 만큼 원문 내용을 한 치 오차 없이 전달한다는 철저한 원칙을 세우고 지켜오고 있다.
번역한 원고는 죽전본당 주임 허현 신부의 허락을 받아 본당 게시판에 올렸고 이후 ‘마리아사랑넷’ 등에도 게시하고 있다. 특히 마리아사랑넷에서는 조회수 300~500회에 여러 댓글이 달릴 만큼 신자들의 호응이 열렬하다.
정씨는 “교황님 강론을 번역할 때마다 세계 교회를 어깨에 메고 가는 교황님의 강한 의지가 온몸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님 방한 목적을 고민하고 실현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교황님 강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교황님 강론은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자신의 허물을 먼저 통회하라고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이 주신 언어적 탈렌트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심했다는 정씨는 “영어권 신자들과 달리 교황님 강론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한국교회 신자들이 저의 번역을 통해 단 1명이라도 교황님 강론에 공감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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