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칼라키, 룹앙엣, 곡디아르 이렇게 세 곳을 선정했었습니다. 세 곳 모두 물을 구하기 위해서 한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곳이어서 우물이 절실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각 마을을 방문해 이탈리아 우물공사팀과 함께 마을 안에서 물이 나올 만한 자리를 찾았습니다. 이것을 본 마을사람들은 이제 우물을 갖게 되면 물 긷는 수고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감에 들떴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가로 세로 1m 50㎝, 깊이 1m 되는 구덩이를 우물이 마련될 장소에 만들어 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우물을 파는 장비는 파이프를 이용하여 물을 주입해가면서 땅을 파내려가게 되는데, 여기에 소비되는 많은 양의 물을 조달할 수 없는 이곳에서는, 땅을 팔 때 흘러나오는 물을 다시 모아서 쓸 구덩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물파는 장비와 트럭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들을 제거해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기뻐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물공사 예정 날짜를 각 마을에 알려준 뒤 아강그리알로 돌아와서는, 일주일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사 시작 일에 첫 번째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에 수풀정리가 잘 돼있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뿌리까지 제거해야 하는데, 그들이 한 일이라곤 들판에 불을 질러 꺼멓게 태운 것밖에 없었습니다. 타다 남은 뾰족한 나무 둥치에 트럭 타이어가 두 번이나 펑크가 나는 고생을 하면서 마을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무척 속상했지만 다른 요청사항이었던 구덩이는 파 놓았기에 우리는 꾹 참고 우물공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공사를 시작한 지 일주일 후 첫 번째 마을은 우물과 핸드펌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마을은 첫 번째 마을로부터 30분 떨어진 가까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 마을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음에도 우물공사가 진행된 것을 알고 있는 두 번째 마을 사람들은 정말 작은 노력조차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구덩이조차 파놓지 않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물공사팀마저 실망을 크게 하였습니다. 예정된 공사일정이 늘어나면 다음 공사에 차질이 생길거라는 우려 때문에 우물기술자들은 저에게 결정을 내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두 번째 마을에서는 우물을 파주지 않고 철수하고 곧바로 일정을 바꾸어 세 번째 마을로 향했습니다.
두 번째 마을에서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아 우물공사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세 번째 마을은 바짝 긴장했습니다. 마지막 순서였기에 혹시라도 자신들의 차례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던 참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세 번째 마을은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길을 정리하고 구덩이도 잘 파놓고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일주일의 공사기간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비가 내려 질척해져버린 들판에 트럭이 빠지는 사고도 있었지만, 적극 협조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물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완공된 우물을 이용하는 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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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7-12-004926 신협, 100-030-732807 신한 (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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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