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건씨
▲ 신건우씨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은 이씨는 부작용으로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세포를 공격하는 ‘숙주 반응’이 나타나 급히 백혈구 수혈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원래 백혈구 성분 헌혈은 흔하지 않아 혈액은행에서도 구하기 어렵다.
긴급 수혈 글이 게재된 지 3~4시간 만에 헌혈을 하기 위해 서강대학교(총장 유기풍) 학생들이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달려갔다. 친구들과 놀다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달려온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이씨는 수혈을 받고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긴급한 상황 속에는 신자 김민건(요셉·23·기계공학과)씨와 신건우(다미아노·24·기계공학과)씨가 있었다. 두 학생의 선행에는 어려서부터 다져온 신앙심이 밑거름이 됐다. 김씨는 “8살 때 세례를 받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기도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고 했다. 신씨는 “성당을 꾸준히 다니지는 못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미사에 참례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인 김씨는 인천 오이도에서 조개구이를 먹던 중이었다. 총학생회 집행부와 회식자리를 갖던 중, 학교 커뮤니티와 지인의 SNS에 똑같은 글들이 여러 번 올라와 심각한 상황인 것을 인식했다고. 그는 인천에서 오전 12시에 출발,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검사를 마치고 백혈구를 헌혈했다. 김씨가 헌혈을 하기 위해 기다린 시간은 이틀이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백혈구 증식시키는 약을 복용한 후 4월 4일 헌혈할 수 있었다.
김씨는 “생명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언론에 소개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당연한 것이 미화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신건우씨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달려왔다. 그도 공부하다 잠깐 쉬는 시간에 커뮤니티를 보고 헌혈을 하게 됐다. 헌혈을 결심하기 전 ‘요즘 위험한 일이 많아 괜히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었다고. 하지만 환자 아버지와 통화한 후 빨리 가서 헌혈해야겠다고 결심, 4월 5일 헌혈했다. 평소 신씨는 유엔난민 기부 활동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왔다.
신씨는 “이웃을 돕거나 봉사를 할 때 좋은 마음으로 갔지만 사후대처가 안 좋았다는 글들을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다”며 “본인의 이득을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위기나 도움을 청하면 많은 생각하지 않고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