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뤼드박의 성모상
▲ 뤼드박의 성모상.
은혜 혹은 자비의 성모상이라고도 부르는 이 성모상은 1830년 프랑스 뤼드박에 발현한 마리아의 모습이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에서 성녀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발현한 마리아는 자신이 발현한 모습을 메달로 만들어 메달을 지닌 이들이 은총을 받게 하라고 말했다. 이 메달이 ‘기적의 패’다.
뤼드박의 성모상은 양팔을 펼친 모습으로 머리에는 흰 수건을, 어깨에는 푸른 망토를 두르고 발아래에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뱀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메달 형태로만 제작되던 이 모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화, 성상의 형태로 제작됐다.
■ 루르드의 성모상
▲ 루르드의 성모상.
이 성모상은 1858년 프랑스 루르드에서 발현한 마리아의 모습을 재현했다. 마리아는 루르드의 마사비엘르 동굴에서 성녀 베르나데트에게 나타나 자신을 ‘원죄 없는 잉태’라고 칭했다. 발현이 있었던 자리에 솟아난 샘물은 질병 치유와 영적 회개 등의 기적을 일으켰다.
이 성모상은 흰 머리 수건과 흰옷을 입고 푸른색 허리띠를 매고 있다. 발 위에는 노란 장미가 있고 묵주를 들고 기도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 파티마의 성모상
▲ 파티마의 성모상.
1917년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세 어린 목동에게 발현한 마리아의 모습이 파티마의 성모상이다.
파티마에 발현한 마리아는 죄인들의 회개와 성직자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고 매월 첫 토요일에 속죄의 영성체를 하라고 전했다. 이 기도를 통해 많은 영혼이 구원되고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음을 약속했다.
이 성모상은 전신을 감싸는 흰 베일을 쓰고 가슴에 지구 모양을 한 금색 목걸이를 하고 있다. 묵주를 팔에 걸고 두 손을 모으고 있고, 구름 위에 서 있다. 파티마에 발현한 마리아는 1946년 교황 비오 12세 때 ‘세계의 여왕’으로 선포됐기에 왕관을 쓴 모습으로도 제작된다.
이 밖에도 1933년 벨기에 바뇌에서 루르드 성모와 비슷하지만 머리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인 모습으로 발현한 바뇌의 성모상, 1931년 멕시코 과달루페에서 인디언 여인의 모습으로 발현한 과달루페의 성모상 등이 있다.
▲ 바뇌의 성모상.
▲ 과달루페의 성모상.
■ 교구의 성모상
이전에는 세계 곳곳에서 발현한 모습의 성모상을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성미술의 발달과 보급으로 다양한 모습의 성모상이 많이 보인다. 그중에는 교구 성지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성모상들도 있다.
구산성지의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 상은 왕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지시봉을 들고, 왼팔로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 성모상은 구산성지 초대 주임 길홍균 신부(1931~1988)가 꿈에서 만난 마리아의 모습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정과 온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성모상은 당시 서울대학교 미대학장이었던 김세중(프란치스코) 교수의 생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성모성지로 선포된 남양성모성지에서는 ‘남양성모상’을 만날 수 있다. 오상일(프란치스코) 작가가 제작한 3.5m 높이의 성모상은 여느 성모상과 달리 머리 수건을 쓰지 않고 단아하게 머리를 묶고 있다. 두 팔을 벌린 성모상의 모습에는 ‘엄마’라고 느껴지는 포근함을 전하고 싶었던 성지 전담 이상각 신부의 생각이 담겼다. ‘남양성모상’은 남양성모성지 뿐 아니라 다른 성지와 성당, 멀게는 캐나다 오타와성당에도 세워지는 등 국경을 넘어 널리 사랑받고 있다.
▲ 구산성지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상.
▲ 남양성모성지 성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