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구 5위 숲정이성지서 순교한 5월 29일 기념일로
124위 복자 기념일은 5월 29일이다. 기념일은 보통 순교자나 증거자가 세상을 떠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천상 탄일로 지정된다. 따라서 124위 복자 중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의 순교일인 12월 8일이 축일이 되어야하지만 이날이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기 때문에 한국 주교단은 다른 날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주교단은 124위 복자 시복시성 준비를 처음 시작한 교구이자,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가 전주교구 순교자임을 감안해 전주교구 24위 복자 중 5위가 전주 숲정이성지에서 순교한 5월 29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교황청의 허락을 받았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마산교구장)는 124위 첫 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순교 복자들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을 간직해 이웃들과 나누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담화문에서 안 주교는 124위 시복식에서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인용하며, 순교 복자들의 삶을 본받고 실천하는 데까지 이어져야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순교 복자들이 살았던 시대가 신분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가난이 일상화됐던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복자들이 보여준 ‘그리스도의 형제애’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관심’을 신앙의 유산으로 꼽았다.
또한 선교사 없이 스스로 공부해 신앙을 받아들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신앙 선조들을 기억하고 그 전통을 지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양업 신부 시복 추진… 신자들 관심과 기도 당부
한국교회는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사제’의 시복, 하느님의 종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 132위’의 시복,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의 시복,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의 시복을 추진 중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회는 보다 쉽게 신자들이 124위 복자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7일 전국 16개 교구 사무처에 ‘124위 한국 순교복자 호칭기도’와 ‘시복시성 기도문’ 상본을 각 1000부씩 배포했다. 상본에는 지난 시복식 현장에서 공개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기념 성화’인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이 인쇄돼 있다. 또한 교구 별로 행해지는 복자들의 현양행사들을 종합해 소개하고 있다.
■ 기념미사 기도운동 도보순례… 전국서 124위 현양
지난해 8월 16일 시복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첫 번째 기념일인 5월 29일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복자들의 신앙과 삶을 통해 보여준 모범을 기억하고 전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는 29일 오후 6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음악회를 통해 순교자들을 현양할 계획이다. 또한 절두산순교성지 한국 천주교 순교자박물관은 탁희성 화백이 그린 복자화 50여 점을 오는 7월까지 전시한다.
대전교구는 29일 오전 9시30분 충남 금산군 진산 성지에서 도보순례와 기념미사를 계획하고 있다. 교구는 원시장 베드로, 원시보 야고보 복자 생가터를 경유하는 ‘내포 도보성지순례’를 2012년부터 5월 1일과 9월 1일에 실시하고 있다.
마산교구는 최근 ‘마산교구의 복자 시성을 위한 기도문’을 발표하고, 교구 출신 5위 복자 시성 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구 출신 복자 5위는 구한선 타대오, 박대식 빅토리노, 신석복 마르코, 윤봉문 요셉, 정찬문 안토니오다.
부산교구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전 9시 교구 출신 복자 이정식 요한, 양재현 마르티노의 시성과 순교자 김범우의 시복을 기원하는 도보성지순례를 실시한다. 오륜대 순교자 성지는 부산교구 복자 이정식 요한, 양재현 마르티노의 소형 흉상을 제작해 각 본당에 보급하고 있다.
안동교구는 29일 오후 3시 문경 마원 성지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복자 박상근 마티아 순교자 기념 및 교구 제2 주보 선포 미사’를 거행한다. 교구는 첫 복자인 박상근 마티아 순교자를 교구 주보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교구 제2 주보로 선포하는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 복자 박상근 마티아 묘
의정부교구는 124위 복자 시성 기원 및 마재 성가정을 위한 음악회와 순교자 현양미사를 계획하고 있다. 30일 오후 3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유적지내 다산 생태 공원 내 공연장에서 마재성지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전주교구는 복자 기념일 다음날인 30일 오전 10시 치명자산 성지 광장에서 ‘제15회 요안루갈다제’를 연다. ‘복음, 예언, 희망’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순교복자 현양미사와 ‘낮추어 살기’ 운동 선포식, 전주교구 레지오 마리애 60주년 기념행사 등으로 이뤄진다.
청주교구는 11일 오후 7시30분 서운동성당과 계명성당에서 최양업 신부 시복과 순교복자 시성기원미사를 봉헌했다. 또한 교구 선교사목국은 순교복자들의 삶에 대해 교구민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4월 23일부터 청주교구청에서 ‘한국천주교회사 공개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6월과 10월 ‘최양업 신부님과 복자 124위와 함께하는 성지순례’를 실시할 예정이다.
춘천교구는 복자 홍인 레오가 순교한 순교터를 순교성지로 선포한 이후 포천본당 관할 아래 복자들을 기념하는 미사와 기도회를 실시 중이다. 복자 홍교만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홍인 레오 부자를 기념하는 미사 외에도 순교터와 감옥터 순례, 성지 조성을 위한 동전 모으기, 삶의 자리에서 부자 성품 본받기 등의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