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산 주교(인천교구장)는 5월 10일 오후 2시 강화 심도직물 옛 공장터인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405 현지에서 ‘강화 심도직물 사건’을 기념하는 조형물 축복식을 주례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부(담당 김윤석 신부)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홍승모 몬시뇰(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등 교구 사제단과 교구 가톨릭노동청년회·장년회 회원, 옛 강화 심도직물 노동자로 일했던 신자 등 150여 명이 함께했다.
최기산 주교는 축복식 강론에서 “1960년대 심도직물에서 일하던 노동자 1200여 명은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등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심도직물 사건은 노동자 편을 들기 힘든 사회적 여건에서 인천교구와 한국교회가 노동자와 연대함으로써 노동사목이 시작되는 계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조각가 차경진(미카엘)씨가 제작한 조형물은 요한복음 12장 24절 말씀을 모티브로 여성 노동자가 씨앗을 날리는 모습과 십자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조형물 앞에 세워진 표지석에는 ‘가톨릭 노동사목의 시작’이라는 제목 아래 ‘이곳은 1968년, 산업화의 그늘에서 고통당하던 심도직물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한국 천주교회와 가톨릭노동청년회가 그 첫 발을 내디딘 곳입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1968년 당시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청년회(JOC) 회원으로 심도직물에서 일했던 한청자(루치아·73)씨는 “그 때 고통은 말도 못할 정도였고 바른 말 한 마디만 해도 해고당하던 시절이었다”며 “50년이 지나 기념 조형물 축복식에 참석하니 옛 생각이 나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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