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은 이제 우기가 시작되어, 일주일에 두세 번씩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서 온갖 초목들의 새싹을 돋아나게 합니다. 건기 내내 흙먼지만 날리던 땅이 은은한 연두색 빛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5월이 되니 사람들의 모습도 활기차게 보입니다. 땅콩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정리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막바지 철에 이른 물고기잡이를 나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며칠 전, 봉고족이 사는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꿀을 채취해서 가져왔습니다. 지금이 꿀을 채취하는 시기인가 봅니다. 담아온 통도 지저분하고 병에 옮겨 담으니 불순물이 많이 눈에 띄는 꿀이지만 그 맛은 기가 막히게 달고 향기로웠습니다.
5월은 성모성월입니다. 본당에서는 매일 저녁 5시에 모여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칩니다. 참석하는 신자들 중 어른들은 손에 꼽을 정도의 숫자밖에 안되지만, 아이들은 꽤 많이 참석합니다. 공을 차며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오지만, 꾹 참고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러 성당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대견스럽습니다.
쉐벳본당에 가면 성모마리아상 아래에, 우물에서 뽑아 올린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도록 식수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늘 아이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팔을 벌려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성모님의 형상과 그 앞에 모여들어 물을 받아 마시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쉐벳 사제관은 이제 내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아직 화장실 등 갖추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신부님들과 봉사자분들은 일찌감치 새 집으로 입주하였습니다. 넓고 안락한 새 집에 모두들 만족하고 계십니다.
타일작업을 위해 새로 오신 로마노 형제님의 역할분담으로 인해 쉐벳 사제관·본당 신축 공사는 더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5월 초에는 많은 손님들이 아강그리알과 쉐벳을 방문하셨습니다.
이곳 룸벡교구장이셨다가 3년 전 세상을 떠나신 마쫄라리 주교님을 기리며 이탈리아에서 조직된 후원회는 그동안 꾸준히 룸벡교구를 후원하며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이번에 두 분이 대표로 이곳을 방문하여, 현지사정과 그동안의 후원성과를 확인하고 돌아갔습니다.
아강그리알본당 수녀님들의 본원에서는 장상 수녀님이 오셔서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시다가 본원이 있는 우간다로 돌아가셨습니다. 우간다에서 오신 수녀님들은 이번이 첫 방문이셨는데, 같은 아프리카이지만 우간다와는 너무도 다른 열악한 환경에 놀라워하시며, 아강그리알 본당에 파견된 세 분 수녀님을 기도와 위로로 격려해 주셨습니다.
돌아가시면서 저에게 수녀원의 화장실 지붕에 물이 새니 수리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부탁하고 가셨는데, 미처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저는 나중에 허름하게 다 쓰러져 가는 수녀원의 화장실에 가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말없이 생활하셨던 수녀님들에게 너무 죄송했습니다. 즉시 예전의 화장실을 허물고 새로운 화장실을 지어드렸습니다.
두서없이 쓰다 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또 많은 일을 시작하게 되는 5월인 것 같습니다.
▲ 쉐벳본당에는 성모마리아상 아래에 식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주민들이 식수대에서 물을 받고 있다.
※ 후원계좌
612501-01-370421 국민, 1005-801-315879 우리, 1076-01-012387 농협,
03227-12-004926 신협, 100-030-732807 신한 (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