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를 되새기고, 작가들을 격려하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 이번 시상식에는 교회 안팎의 유명 문인들이 다수 참석해 가톨릭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아낌없이 박수와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사회 밝히는 ‘문학 등불’ 다짐
◎… 시상식은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신부의 시작기도와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이기수 신부는 인사말에서 후원사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운영위원들과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가톨릭문학상이 우리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 취임 후 처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이광구 은행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은행이 뜻 깊은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오랜 시간 가톨릭문학상 운영에 애쓴 모든 분들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후원은행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 조환길 대주교가 강은교(클라라) 시인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김원석(대건 안드레아) 아동문학가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3월 최종 수상작 확정 후 축하 자리
◎… 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이기수 신부)는 지난 2월 11일 전국 각 교구 문인회와 출판사, 문단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후보작을 공모하고 수차례 운영회의와 심사회의를 거쳐 시와 아동문학 부문 작품을 최종 수상작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이어 가톨릭문학상 각 부문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신경림 시인과 문삼석 아동문학가를 비롯해 구중서 문학평론가와 신달자 시인 등은 지난 3월 25일 심사위원 회의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확정했다.
신경림 시인은 시 부문 심사평에서 “「바리연가집」의 시들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개인과 시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슬픈 시요, 아프고 슬픈 삶까지도 아름답게 만든 시”라고 평했다. 문삼석 아동문학가는 아동문학 부문 심사평에서 “「새 닭이 된 헌 닭」은 폐계가 새 닭이 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구성한 작품”이라며 “무리없는 구성과 평이한 서술은 단순·간결·명쾌성을 지향하는 아동문학의 본질에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역대 문학상 수상자 참석, 기쁨 나눠
◎… 시상식장에는 한국가톨릭문인회(회장 오정희, 지도 김산춘 신부) 사무국장 김선희(베로니카) 시인을 비롯해 실천문학사 사장 김남일 소설가, 제8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자 김형영 시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석우 이사장 등 교회 안팎의 유명 문인과 출판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해 수상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 조환길 대주교가 5월 14일 열린 제18회 가톨릭문학상 시상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수상자들이 이광구 은행장에게 책을 전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조환길 대주교, 수상자 격려
◎…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자들과 운영 관계자 등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모든 예술과 학문은 하느님의 속성인 진·선·미를 추구하는 것이고, 문학은 인간의 언어로 하느님의 진·선·미를 노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로 온갖 부정부패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보편가치를 담은 문학작품들은 이러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며 “복음적 가치를 담은 문학작품을 통해 한국가톨릭문학상이 우리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은교 시인 수상소감
“하느님께서 주신 문학의 길 계속 걸어갈 것”
오늘 아침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길’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차창 밖 레일을 바라보는 동안, 하느님께서 제 시가 달려온 길과 나아갈 길을 보여주시는 듯했습니다.
「바리연가집」에 등장하는 ‘바리’는 저의 첫 시집 「허무집」(1971)에서부터 꾸준히 등장한 문학적 테마입니다. 이번 시집에 등장한 ‘바리’의 모든 몸짓은 현대의 길 위에 서있는 저의 몸짓이기도 합니다. ‘바리정신’은 삶의 굽이굽이에서 저를 도와주면서 저에게 노래해주고 있습니다. 구원을 향한 바리의 길에 제 삶이 포개지면서, 제가 꿈꿔온 이상적 행위를 ‘바리’라는 인물로 구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리’를 떠날 수 없습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저의) 문학적 항구로 또 한 번 걸어가 보겠습니다. 거기에는 보다 광대하고 장엄한 찬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김원석 아동문학가 수상소감
“은퇴 후 첫 작품, 이번 수상으로 새 닭된 듯”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가톨릭신문사와 우리은행, 그리고 이 자리를 찾은 내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수상한 「새 닭이 된 헌 닭」은 양계장에서 알을 더 낳지 못하게 된 폐계가 주인 할아버지의 관심과 수탉의 사랑 속에서 알을 낳고, 병아리를 까면서 새로운 삶을 찾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은퇴하고 나서 처음 발표한 작품입니다. 한 동안 ‘고물이 보물’이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은퇴하면 시간이라는 힘에 못이겨 고물이 되는데, 오늘 이 상을 받고 보니 제가 새 닭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아동문학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참여해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책 읽는 습관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아동문학에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