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리 의식이 희미해지고 성문화가 쾌락 중심으로 흘러가는 세태에 가톨릭신자 청소년·청년도 휩쓸리고 있다. 성과 생명교육에 교회 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지난해 가정사목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교구 혼인교리를 수강한 청년 10명 중 2명이 혼전 임신을 하거나 동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 결과를 두고 청년 신자들의 성윤리의식이 비신자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교회의 가르침이 청년 신자들의 윤리관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반생명적인 성문화가 만연한 가운데 이를 바르게 가르칠 성교육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회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성교육은 피임 교육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적 피임을 교육하는 것은 교회가 가르치는 생명에 반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인간생명’은 인공적 피임의 문제점으로 ▲부부의 신뢰와 도덕성 저하 ▲여성의 성(性)적 도구화 ▲임신을 적대하는 상황 조장 등을 지적했다.
교구는 이런 반생명적인 문화를 개선하고 청소년·청년에게 올바른 성윤리 의식을 심어주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구 청소년국은 청소년사목연구소를 중심으로 ‘생명사랑 프로젝트’를 진행, 각 본당에 생명교육 전문가를 파견해 본당이 자체적으로 생명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명사랑 교육 프로그램은 자아를 발견하고 친구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며 올바른 성 지식을 쌓고 나아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재 율전동·판교성김대건안드레아·동백성요셉·영통성령본당 등에서 진행 중이다.
청소년·청년을 지도하기 위한 성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구 청소년국은 ‘미디어 시대의 성교육’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실시, 이 교육을 통해 오는 6월 제1기 생명과 책임의 성교육 강사진을 배출하게 된다.
올바른 생명문화를 보급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은 해마다 생명수호대회를 개최, 청소년·청년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지켜나갈 의지를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구의 노력도 교구민을 비롯한 신자들의 관심이 더해지지 않으면 힘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교구 청소년사목연구소장 박경민 신부는 “생명을 가르치는 교회의 성에 관한 가르침은 반생명적인 성문화로 위기에 빠진 사회와도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청소년·청년들이 일시적인 성교육만으로 변하지 않기 때문에 신자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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