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락에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기도와 정성도 담겨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지, 사랑 안에서 클 수 있는지, 기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안양대리구 범계본당 중·고등부 학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청소년주일에 도시락을 선물로 받는다.
매년 담기는 음식은 달라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도시락 위에 정성스럽게 붙여진 말씀이다.
받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고르고 고른 성경 구절 혹은 기도문이 도시락과 함께 전달된다.
“과연 아이들이 도시락에 붙어 있는 말씀을 볼까 하고 저에게 물어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니죠.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그 말씀에 위로를 받고 감동을 얻는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어요.”
‘말씀도시락’이라는 이름의 이 선물은 자모회가 준비하고 있다. 범계본당 김미영(유스티나·43) 자모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본당 주일학교에 등록된 모든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해 왔다.
미사에 나오지 않은 아이에게는 친구나 부모를 통해 전달하고 혹은 직접 집에 찾아가 전달해 주기도 했다.
“그냥 도시락만 나눠주면 아무래도 관심이 적겠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기 방에 말씀을 붙여놓고 인증사진을 찍어오라고 해요. 찍어온 아이들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줘요.”
아이가 방문에 붙여놓은 말씀을 보고 그 방에 들어가려던 부모가 묵상하고 기도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말씀도시락이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작한 지 5년이 된 말씀도시락 전달은 이제 범계본당의 자랑거리다.
“우리 자모회가 할 일은 주일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거죠. 교리교사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부모가 아이를 신앙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봉사를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