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캄보디아 고아 청년이 대전교구의 도움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캄보디아인 림 브에스나(Lim Veasna·23)씨는 7년 전 사고로 부모가 동시에 사망한 뒤, 가족도 집도 없이 길거리를 전전하며 혼자 살아왔다. 중학교만 졸업한 그는 학업도 중단하고 경비일을 하다가 10여 년 전부터 앓아온 당뇨가 심해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힘겹게 살아왔다.
2012년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엘리사벳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당뇨로 인한 괴사가 심해 오른쪽 발가락 3개를 절단해야 했다.
나날이 쌓여가는 진료비 부담에 병원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던 림 브에스나씨는 병세가 악화돼 괴사가 재발됐고 시력까지 나빠졌다. 신장 상태도 악화됐다.
올 1월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갔던 대전교구 하기동본당(주임 박제준 신부) 공동체는 그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교구에 알렸다. 이에 유흥식 주교는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서 무료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림 브에스나씨는 진료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한 대전성모병원의 배려로 지난 9일 입국해 발과 신장 치료, 백내장 수술 등을 받았다.
교구 내 본당과 평신도들도 림 브에스나씨를 돕고자 발 벗고 나섰다. 건양대 간호대 동아리 여성건강연구회(지도교수 한진숙 미카엘라) 4학년 학생들이 2인 1조로 병실 간호 봉사를 했고, 하기동본당은 항공료와 수속비용, 그 밖의 부대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퇴원 후에는 대전시 약사회 홍종오 총회의장이 처방약과 의료 기구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본국으로 귀국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필요한 의약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유흥식 주교는 5월 20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는 림 브에스나씨를 찾아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림 브에스나씨는 “한국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캄보디아인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인데 여기까지 오게 된 기적 같은 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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