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에 여러 명의 엄마를 둔 아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심지어는 새 엄마의 나이가 아이들의 나이와 같은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은데, 아버지는 학비를 대줄 수 없으니 소떼를 모는 목동이 되라고 아들들을 내몰고, 딸들은 어린 나이에 시집을 보냅니다. 아버지는 딸들을 시집보내면서 받은 소들을 가지고 다시 새 장가를 듭니다. 가족은 겨우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지만, 아버지의 장가 욕심으로 비롯된 이러한 삶을 그들은 마치 당연한 듯 받아들입니다.
아강그리알에 살고 있는 어떤 남자는 이미 6명의 부인과 14명의 아이들을 두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부인을 얻을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부인들과 자식들의 생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사람들 생각은 달랐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새 장가를 드는 것이 더 당연한 일이라고 말을 합니다.
부인들과 아이들이 각각 다른 곳에 따로따로 흩어져 사는 경우도 있지만, 한 울타리 안에 함께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데, 생계 걱정 없는 풍족한 집안에서는 여인들끼리 질투하고 다투는 일이 많지만, 먹고 살기 힘든 집안은 여인들끼리 서로 힘을 모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딩카족 문화에서는, 집을 짓거나, 식량을 얻어오거나, 소를 팔아 돈을 가져다주는 일을 제외하고는 남자들은 생계에 거의 관여하지 않습니다. 여자들이 밭일을 하고, 음식을 장만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등 생계를 스스로 꾸려나갑니다.
결국 딩카 남자들의 논리는,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새 장가를 가는데 사용하겠다는 것이지요.
자기합리화를 위한 말도 안 되는 변명 같이 들리지만, 이곳 현실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말입니다.
아강그리알은 정말 ‘과부들의 마을’입니다.
파악되는 숫자만도 40명 가까이 됩니다. 농사를 지으며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는 젊은 과부들이 30여 명, 노쇠하였거나 신체적 장애나 질병을 가지고 있어 생계를 스스로 꾸려나갈 수 없는 과부들이 10명 가까이 됩니다. 그 중 20여 명이 본당으로부터 일거리를 제공받고(주로 청소) 생활지원금을 받아 갑니다.
한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여러 명의 과부들이 남게 됩니다. 남수단 내전으로 인해 많은 남자들이 죽었고 그보다 더 많은 과부들이 생겨났습니다.
얼마 전 미사에 나와 영성체를 청했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한 남자의 세 번째 부인이었다던 그녀는, 그동안 영성체를 하지 못했는데 이제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되었으니 영성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수녀님을 통해 저에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하고, 성체를 영하게 된 그 여인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여인들이 예수님께서 우물가에서 말을 건네신 바로 그 사마리아 여인이었구나.’
▲ 밭일과 아이들 양육을 겸하며 생계 전반을 스스로 꾸려 나가는 딩카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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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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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