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24일 아르헨티나 신문 ‘라 보즈 델 푸에블로’(La Voz del Pueblo) 후안 베레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건강 문제와 관련 “나는 주님 손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78세인 교황은 “나는 육체적 고통 앞에서는 겁쟁이여서 하느님께 고통받지 않게 해달라고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드린다”고 진솔한 면모를 보였다. 또 “영적 고통은 견디지만 육체적 고통은 견디기 힘든데 아마도 19세 때 받았던 폐 수술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교황은 교황청의 산적한 업무를 처리하며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로 ‘언론의 오보’를 꼽았다. 구체적인 예로, 최근 로마 근교의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노인과 병자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며 “나도 늙고 조금은 아픈 몸이어서 여러분들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다음날 신문 1면에 보도된 ‘교황 병환 시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들었다.
베레타 기자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교황의 ‘자석 같은 힘’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자 교황은 “내가 하는 얘기가 구체적이어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한다고 주변 추기경들한테서 들었다”며 “아마 그래서 기자가 ‘자석 같은’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인간적으로나 영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서 교황청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서는 살기 어려운 성격이라는 면에서는 ‘수도승’으로 적격자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210개의 방을 갖춘 성녀 마르타의 집에는 교황을 비롯해 교황청에서 일하는 직원 40명이 생활하고 있고 교황청을 찾는 주교와 사제, 평신도들도 성녀 마르타의 집을 숙소로 이용한다.
교황은 교황청에서의 생활에 대해 “피자를 먹으러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일면도 드러냈다. 베레타 기자가 “피자를 교황청으로 배달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나는 본래 추기경 시절부터 거리를 걷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을 즐긴 시민이어서 피자를 배달시키는 것은 나가서 먹는 것과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으로서 받는 의전과 경호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때면 실무진들과 실랑이가 벌어진다는 소소한 생활상도 들려줬다.
교황은 이번 인터뷰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TV를 보지 않겠다고 약속한 1990년 6월 15일 밤을 정확히 언급하며 그 이후로 25년간 전혀 TV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인터넷 검색 역시 일절 하지 않고, 다만 매일 아침 10분 정도 신문을 통해 세상 소식을 접한다고 밝혔다. 열렬한 축구팬으로 알려진 교황은 경기 결과를 스위스 근위병에게 확인한다는 사실도 전했다.
2013년 교황 선출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교황이 되리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고 단지 아메리카 대륙의 추기경이 교황이 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만 여겼다”며 “도박사들도 내가 교황으로 선출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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