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각 교구장 주교의 집전으로 거행된 시복 기념 미사와 기념식에는 교구 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대거 참석해 교구와 연관된 복자들의 시복을 함께 기념하고, 복자들이 보여준 신앙의 모범을 따라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교회는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이 전주교구 순교자임을 감안해, 전주교구 순교자들이 많이 순교한 5월 29일을 124위의 복자 기념일로 해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해 허락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29일은 한국교회가 지내는 124위 복자들의 첫 기념일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첫 기념일에 맞춰 특별담화를 발표, 모든 신자들이 복자들이 남긴 신앙의 유산을 간직하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기념일 당일인 29일에는 서울과 대구대교구를 비롯해 대전, 수원, 안동, 청주교구가 일제히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는 중림동약현본당 주관으로 오전 10시 복자 124위 중 27위가 순교한 한국 최대 복자 순교지인 서소문 성지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서는 복자 윤지충 바오로의 후손인 윤재석(윤지충 바오로)씨와 하느님의 종 최양업 신부의 후손인 황화자(아녜스)씨가 예물을 봉헌했다.
오후 6시에는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복자 124위 기념미사가 봉헌됐고, 미사 후에는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와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준비한 음악회가 이어졌다.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5월 29일 오후 6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사진 김진영 기자)
(사진 김진영 기자)
대구대교구는 복자 124위 가운데 병인박해 때 울산 병영장대에서 순교한 김종륜 루카, 이양등 베드로, 허인백 야고보 3위의 유해가 안장된 복자성당에서 2대리구 교구장 대리 박성대 신부 주례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 부산교구가 첫 복자 기념일을 맞아 5월 30일 실시한 도보성지순례에서 교구장 황철수 주교와 신자들이 순례길을 걷고 있다.
(사진 우세민 기자)
(사진 우세민 기자)
대전교구는 진산성지(주임 이석우 신부)에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보순례를 실시하고, 교구장 유흥식 주교 집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오전 9시30분 장태산 자연휴양림(장안동) 주차장에서 집결한 참석자들은 진산성지까지 약 5km의 거리를 도보로 순례했다.
▲ 5월 29일 진산성지 도보순례 후 봉헌된 대전교구 124위 기념미사.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수원교구도 같은 날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는 첫 기념일을 맞아「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서」를 발행, 이날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에게 배부했다. 기도서에는 시복시성을 위한 여러 기도문과 124위 복자 약사, 시복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명단 등이 수록됐다.
▲ 5월 29일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124위 복자 첫 기념일 미사.
(사진 이승훈 기자)
(사진 이승훈 기자)
안동교구는 오후 3시 문경 마원성지에서 ‘복자 박상근 마티아 순교자 기념 및 교구 제2주보 선포미사를 봉헌했다. 29일이 교구 설정 기념일이기도 한 안동교구는 이날 미사 중 가진 제2주보 선포식에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복자 박상근 마티아를 또 다른 교구 주보로 선포했다. 이로써 교구는 박상근 마티아의 영성을 본받아 모든 신앙인들이 사제와 신자 간의 참다운 친교를 통해 사랑과 일치의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뜻을 다졌다.
▲ 5월 29일 문경 마원성지에서 거행된 안동교구 ‘복자 박상근 마티아 순교자 기념 및 교구 제2주보 선포미사’.
(안동교구청 제공)
(안동교구청 제공)
청주교구는 청주중앙공원에서 ‘순교자의 피, 오월의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청주지역 순교자 현양대회를 마련했다.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운동본당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찬양과 기도, 묵주의 기도에 이어 교구장 장봉훈 주교 주례 현양미사와 헌시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 5월 29일 청주중앙공원에서 열린 청주지역 순교자 현양대회.
(사진 주정아 기자)
(사진 주정아 기자)
기념일 다음 날인 30일에도 각 교구의 복자 첫 기념일 행사들이 이어졌다.
부산교구는 30일 오후 1시30분 광안성당에서 오륜대순교자성지를 잇는 15km 구간을 도보순례하고 오륜대순교자성지(담당 전수홍 신부) 성당에서 황철수 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하창식)와 부산교회사연구소(소장 한건 신부) 공동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124위 시복 기념뿐만 아니라 교구 복자 이정식 요한, 양재현 마르티노 시성과 순교자 김범우 시복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의정부교구 마재성지(주임 최민호 신부)는 오후 3시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생태공원 공연장에서 124위 복자 시성 기원 음악회 및 이기헌 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 5월 30일 다산생태공원 공연장에서 봉헌된 의정부교구 순교자 현양 미사.
(사진 김신혜 기자)
(사진 김신혜 기자)
전주교구는 오전 10시 전주 치명자산성지 광장에서 제15회 요안루갈다제와 교구 레지오마리애 도입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번 요안루갈다제는 ‘복음·예언·희망’을 주제로 동정부부 복자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의 순교정신을 기리고, 지난해 대림 첫 주부터 시작된 축성생활의 해를 기념하며, 교구 레지오마리애 도입 60주년에 감사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70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 5월 30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광장에서 열린 전주교구 제15회 요안루갈다제 장엄미사에서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들이 성가에 맞춰 찬양을 하고 있다. 사진 김진영 기자
제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임시홍, 담당 고병수신부)도 30일 복자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를 기억하고자 ‘김기량길’(조천성당-김기량생가-김기량순교현양비) 도보순례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순례를 통해 제주의 첫 신자이며, 첫 순교자인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의 순교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 제주교구 신자들이 5월 30일 김기량길을 도보순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이창준 제주지사장)
(사진 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