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6일 하루 일정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해 “두려움과 분열,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자비에 우리 자신을 의탁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자세로 매일같이 열성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6만5000명 신자들이 꽉 들어찬 사라예보 코세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평화를 원했지만, 평화에는 세속과 악마라는 반대자가 항상 따라다녔다”는 말로 인간 세상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유럽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유다교가 공존하는 곳이다. 1992~95년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내전으로 10만 명이 죽어간 비극의 장소였다.
교황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방문한 취지 역시 이슬람과 그리스 정교회에 비해 소수를 이루는 가톨릭 신자들을 격려하려는 뜻도 있지만 한 때 내전으로 고통 받던 종족들과 종파 간의 대화와 친교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1주년이 되는 이날 교황은 “오늘날 냉정한 현실은 세계가 ‘제3차 세계대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평화를 위해 일하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호소가 한 줄기 광명처럼 어둠의 구름을 뚫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을 조장하고 무기를 팔아 이득을 얻는 이들도 있지만 ‘평화를 이룩하는 이는 복되다’는 예수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도 있다”며 “예수님은 평화를 외치는 이는 복되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실제로 실천하고 만드는 이가 복되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의를 실행에 옮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과 고통,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사에서는 교회 일치 정신에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연합 합창단 1600명이 군악대 반주에 맞춰 성가를 불렀다. 제대 옆에 세워진 십자가는 3년 간의 내전 기간 중 생긴 총상 흔적을 지니고 있어 종교 간 화해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교황은 미사 집전에 앞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 관저에서 종교 지도자들, 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나 “오늘 나를 환영하는 어린이들 표정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며 “우리 공동체의 근본적인 가치를 어린이들에게서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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