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역시 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구의 통일사목을 주관하는 곳은 바로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유신 신부, 이하 교구 민화위)다. 교구 민화위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직·간접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통일사목을 위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대북지원이다. 가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을 직접적으로 돕는 활동이다. 2010년 정부의 5·24 대북조치 이후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지만, 교회는 국제카리타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교구 민화위 역시 신자들의 후원금을 한국카리타스로 보내 북한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고 신앙적 성숙을 도모하는 일도 교구 민화위 역할이다. 교구 민화위는 북한이탈주민 교육기관인 안성 하나원을 방문, 미사와 교리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원 과정은 2달로 예비신자들이 이곳에서 세례를 받지는 못하지만, 본당과 연계해 본당에서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북한이탈주민들은 자녀를 돌보는 데 어려움이 많다. 교구 사회복지회 산하 ‘나르샤의 집’은 이런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를 위한 시설이다. 수원과 안산의 ‘나르샤의 집’은 각각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을 돌보고 있다.
또 교구 민화위는 카페 ‘리베르따스’를 운영, 수익금을 북한이탈주민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고 있다.
신자들의 통일 의식을 고취시키는 사업들도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교구 민화위는 하나원과 연계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신자들 가정을 방문, 체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자들이 북한 실태를 알고 통일사목 전반을 배울 수 있도록 2013년부터 마련해온 통일사목아카데미는 올해부터 각 본당을 찾아가 열고 있다.
통일을 위한 체험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교구 민화위는 매년 8월경 민족화해와 일치의 의미를 새기고 북한 선교의 이해를 돕는 북한 국경 순례를 하고 있다. 교구 청소년국이 주관하는 청년도보성지순례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를 순례하는 행사로 올해로 15년째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교구 민화위는 현재 통일 이후 어려운 북한 이웃과 교회를 위해 사용할 기금을 모으기 위해 ‘통일통장’을 만들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분단 70년을 기리며 통일사목연구소를 중심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민화위 위원장 김유신 신부 인터뷰
“인도적 지원 계속 이어가야”
▲ 민화위는 신자들이 북한 실태를 알고 통일 사목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2013년부터 ‘통일사목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2014년 통일사목 아카데미에 참석, 강의를 듣고 있는 신자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김유신 신부는 분단 70주년을 맞이 했음에도 대북 정책 때문에 인도적 지원마저 끊긴 현실을 크게 안타까워하면서 “정치적인 입장과 인도적인 입장은 구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예수님을 믿으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예수님이 누가 ‘진정한 이웃’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김 신부는 신앙인이 북한을 ‘이웃’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전쟁의 아픔이 있다고는 하지만 교회마저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김 신부는 “우리 곁에 북한이탈주민이 2만 명이나 있다”면서 “그들은 주위의 편견으로 취업과 생활이 어려운 또 하나의 극빈자”라고 설명했다.
“북한이라는 ‘침묵의 교회’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입으로만 원수를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