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여러분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는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교황님 어깨에 지워진 십자가가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교황주일을 맞아 지난해 8월 아시아청년대회 때 한국 대표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오찬에 참석한 박찬혜(에반젤리나·24)씨를 만났다. 그에게 교황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신자들은 교황에게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말보다는 교회를 비롯해 나라와 신자들,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길 요청해 온 것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기도할 때마다 늘 교황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편안한 분이셨습니다. 제게 눈을 맞춰주고 미소 짓는 모습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 같았습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교황을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 나눈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교황의 인자한 모습과 그날의 설렘이 여전히 그의 가슴에 남아있는 듯했다.
“교황님을 직접 뵙기 전에 자주 글이나 뉴스로 매우 따뜻하신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어요. 하느님과 특별히 가까우신 분이니 제가 감히 앞에 서지도 못할 것 같은 마음에 긴장도 많이 됐어요.”
교황과의 만남뿐 아니라 청년대회 자체가 그에게는 특별했다. 2011년 세계청년대회와 2014년 아시아청년대회를 참석하면서 그는 신앙의 힘을 경험했다. 2011년 스페인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거식증을 극복한 것. 사춘기 시절 한동안 눈과 귀를 막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었을 때, ‘스페인 세계청년대회 참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건강을 되찾았다.
“스페인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정말 몇 년 만에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그 아이들의 눈에서 반짝이는 믿음을 보았어요. 전 세계에서 모인 수만 명의 청년들이 언어는 다르지만 같은 믿음으로 순식간에 친구가 되고 포옹하고 손잡고 미사를 봉헌할 때의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교황과의 만남을 계기로 박씨는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 재학 중인 그는 교내 가톨릭센터에서 학생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들이 신앙의 감동을 느끼며 학업, 취업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힘을 신앙에서 찾길 바랍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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