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2013년 2월 28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교황직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은퇴시점부터 ‘베네딕토 신부’(Father Benedict)라고 불리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2월 7일자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요르크 브레머 기자와의 대화 중에 이 같이 언급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전임교황’(Papa Emeritus)이나 ‘베네딕토 16세’라는 호칭보다 ‘베네딕토 신부’로 불리고 싶어 했지만 “당시 이 점을 강조하기엔 (본인이) 너무 나약했다”고 밝혔다. 또 현 프란치스코 교황과 자신의 역할 사이에 거리를 두어 둘 중 누가 ‘진실된 교황’인지에 대한 혼선을 피하기 위함이라 덧붙였다.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과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는 베네딕토 16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보다 존재감이 강하다”며 “내가 교황청에 남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처사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직 사임 후 그는 바티칸 내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기도에 몰두하며 공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난 2월 14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가장 앞줄에 앉아 20명의 새 추기경 탄생을 지켜보기도 했다.
지인들과 88번째 생일잔치
세월호 사건 1주년인 4월 16일은 베네딕토 16세의 88번째 생일이었다. 그는 이날 교황 전용 여름휴양지인 카스텔 간돌포 정원에서 친형 게오르크 라칭거 몬시뇰을 비롯해 개인비서 게오르크 겐스바인 대주교, 고향 친지, 지인 등과 함께 조촐한 맥주파티를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같은 날 오전 산타 마르타에서 봉헌한 미사 강론에서 “미사 중에 그분을 기억하고 여러분 모두 그분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며 “주님께서 그분께 기쁨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게오르크 겐스바인 대주교는 생일 전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네딕토 16세가 최근 독서와 손님 접대, 피아노 연주 등 소소한 일상을 누리고 있으며, 새로운 책을 더 이상 집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 도서관’ 설립
오는 9월에는 그의 이름을 딴 ‘베네딕토 16세 도서관’이 로마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신학자이자 교황으로서 베네딕토 16세의 삶과 사상을 온전히 조명하는 연구센터도 로마 독일 신학원(Teutonic College)과 고레스 사회연구소 도서관 안에 자리 잡는다.
이 소식은 4월 20일 베네딕토 16세가 교황 선출 1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베네딕토 16세, 하느님과 인간의 종」 (Benedic XVI, Servant of God and of Men) 이탈리아어판과 독일어판 출판기념회에서 발표됐다.
베네딕토 16세가 직접 썼거나 그와 관련된 책 등 1000여 권의 장서로 꾸며질 이 도서관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삶과 신학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개방된다. 베네딕토 16세가 장서의 상당 부분을 기증했으며, 도서관 개관을 후원한 ‘교황청 베네딕토 16세 재단’ 역시 장서기증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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