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칙인가? 모든 신자들이 반드시 따르고 지켜야 할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교황 문헌은 회칙-교황 교서-교서(서한)-교황 권고-권고-담화-연설(훈화)-강론의 순서대로 수신자의 범위와 구속력이 높다. 따라서 ‘회칙’은 가장 많은 사람에게, 즉 보편교회 전체에게 가장 높은 권위와 구속력으로 주어지는 교황의 가르침이다. 회칙을 통한 가르침은 성경과 공의회를 제외하고는 교황이 주는 가장 강력한 가르침이고 따라서 신자들은 그 가르침을 따를 높은 수준의 신앙적 의무를 갖는다.
이전의 교황들은 환경과 생태에 대해 말하지 않았나?그렇지 않다. 회칙 초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21번,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22번이나 인용했다. 그만큼 전임 교황들 역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언급했다. 하지만 “어떤 교황도 환경 문제를 이처럼 높은 권위를 지닌 문서를 통해 가르치지 않았다”고 미국 아메리카 가톨릭대학교 교수 케빈 어윈 신부는 지적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베네딕토 16세는 수많은 연설에서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누가 회칙을 반대하는가?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황이 환경을 보호하자고 하는데 환호하고 지지하지만, 일부는 불만을 표시한다. 특히 미국의 보수층이 그러하다. 선진산업국들의 경제는 탄소배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기에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는 회칙이 맘에 들리 없다. 이들은 회칙이 나오기도 전에 교황의 기조를 불만스러워하며 환경에 대해 ‘종말론적 경고를 삼가라’거나, 교황이 환경운동가나 어리석은 좌익들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석탄과 석유산업은 화석연료를 지체하지 말고 대체에너지로 바꿔야 한다고 권고하는 교황의 회칙을 반대한다.
종교 지도자인 교황이 과학적으로 복잡한 환경 문제를 가르칠 수 있나?적지 않은 이들이 이렇게 비판하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학을 전공한 과학도 출신이고 신학교에 가기 전에 화학자로 일했다. 교황은 비판자들보다 더 과학적이다. 교황은 회칙을 쓰면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즉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것이 인간 때문”이라는 과학적 판단을 수용했다. 지난 4월 28일에는 교황청 자연과학학술원, 사회과학학술원 등이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종교, 정치, 기업, 과학계 지도자들과 함께 최종선언을 발표, 이를 확인한 바 있다.
자연 생태 문제가 가난한 사람들과 무슨 관계가 있나?회칙은 ‘온전한 생태학’을 강조한다. 환경과 생태의 위기는 단지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사회, 문화, 일상생활, 인간 삶과 사회에 모두 연결된다. 교황은 특히 생태 위기가 가난한 이들, 남반구 사람들에게 불공평하게 더 고통스럽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선진국 사람들이 양껏 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가난한 사람들이 숲을 베지 말고, 아이를 적게 낳도록 강요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다. 모든 이들, 특히 지금처럼 탄소배출연료 기반 경제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이 희생해야 한다고 회칙은 강조한다.
회칙은 환경과 생태 위기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가?우리가 회칙에서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교황이 어떤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회칙은 정치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또는 과학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도 않고 그럴 뜻도 교황에게는 없다. 그러한 교황을 향해 대안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황은 오히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 허심탄회한 대화로 모든 이들을 초대했다. “교회가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치를 대신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