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유경촌 주교)가 2015년 상반기 문화의 복음화 포럼 주제로 ‘「복음의 기쁨」 관점에서 본 대중문화’를 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기념해 교황의 권고인 「복음의 기쁨」을 대중문화를 통해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6월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뤄진 이날 포럼에서 박문수 박사(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화론’을, 김창남 교수(성공회대)는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중문화, 그 허와 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문수 박사는 “「복음의 기쁨」이 문화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한 경우는 드물었지만, 내용으로 보면 대부분 현대사회와 현대교회문화를 다뤘다할 만큼 많은 양을 문화에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황이 비판하는 현대문화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생활양식 전체라고 볼 수 있다”며 “현대자본주의 문화 비판은 제도로서의 교회와 구성 신자들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을 통해 ‘인간을 사용하다가 그냥 버리는 소모품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버리는 문화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53항)라고 전했다. 신자유주의가 경쟁논리와 약육강식 논리에 바탕을 두고 ‘배척과 불평등’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은 신자유주의가 만연한 대중문화를 비판하면서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복음화와 가난한 이들을 존중하고 대화를 중시하는 문화를 강조했다.
박 박사는 교황이 「복음의 기쁨」에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문화를 분석하고, 이 문화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이유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에서 찾았다. 또 “문화의 복음화는 이 시대 교회와 신앙인들이 실천해야 할 우선적 과제이자 지구상 모든 인류의 공통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창남 교수는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중문화의 흐름을 짚었다. 민중문화와 대중문화로 이분법적 대립 구도가 확연했던 1980년대를 지나 탈정치화로 대표되는 1990년대로 변화해갔던 것이다. 그는 교황이 지적한 신자유주의 문화와 한국사회에 이 문화가 이어지게 된 배경 등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문화 전반에 대한 정치적 규정력이 약화되면서 대중문화 전반에서 가장 강력한 통제력을 갖게 된 것은 자본의 힘”이라며 “문화산업의 자본논리는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생산과정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대중의 주체적 욕구는 커졌지만 자본과 경제논리의 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조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 가운데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자본과 시장의 욕망을 견제하는 노력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 그는 “문화지형 전반을 대중 주체의 영역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확산된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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